이낙연 “코로나, 정치, 경제, 복지… 모두 제자리로 돌려놓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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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 지켜주는 나라” 대선 출사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유튜브 ‘이낙연TV’를 통해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이 전 대표 뒤에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왼쪽부터) 사진이 보인다. 이낙연TV 캡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유튜브 ‘이낙연TV’를 통해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이 전 대표 뒤에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왼쪽부터) 사진이 보인다. 이낙연TV 캡처
“그 일을 제가 하겠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5일 영상으로 공개한 출마선언문에서 이 말을 네 차례 반복했다. 국회의원, 도지사, 국무총리 등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각종 후유증을 극복할 적임자라는 자신감이다. 이 전 대표는 특히 ‘신복지’와 ‘중산층 경제’를 강조하는 데 집중했다. 일자리를 늘려 중산층을 두껍게 하고, 이를 통해 국가의 복지 시스템을 한 단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겠다”
약 8분 30초 분량의 출마 선언 영상에서 이 전 대표는 “코로나는 선전포고 없는 전쟁이다. 성실하고 치열하게 싸웠지만 상처가 넓고 깊어졌다”고 현실을 진단했다. 그는 “모든 위협으로부터 국민 한 분 한 분의 삶을 국가가 보호해 드려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 해법으로 “누구나 인간으로서 최저한의 삶을 보장받아야 한다”며 신복지를 제안했다.

중산층 확대와 관련해서는 “중산층이 두꺼워지려면 좋은 일자리가 늘어야 한다”며 “정보기술(IT), 바이오, 미래차 등 첨단기술 분야를 강하게 육성하겠다”고 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로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고 주거와 교육, 복지 등을 제자리로 돌려놓겠다는 의미다. 이 전 대표는 “코로나든, 정치든, 경제든, 복지든, 외교든,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와야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이라며 “우선 그런 날을 앞당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흙수저, 금수저가 세습되지 않아야 한다. 계층 이동이 더 활발해져야 한다. 일자리, 세금, 복지가 그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생명권, 안전권, 주거권을 헌법에 신설해야 한다”며 개헌의 필요성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출사표에서 “저는 그분들로부터 정치를 배우고 정책을 익혔다”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의 계승과 발전을 강조했다. 대북 정책과 관련해 그는 “북한 핵 문제는 포괄적 합의, 단계적 이행의 틀로 해결할 수 있다”며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계승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부는 입은 닫고 지갑만 열어야 한다”는 문화강국 정책 방향은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김대중 정부의 문화 정책과 맥이 닿아 있는 부분이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출마선언문에서 ‘개혁’과 ‘적폐’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중도층 확장 전략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약 4분 분량의 두 번째 영상에는 수해 이재민과 청년, 당원 등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이 전 대표의 모습을 담았다. 이 전 대표는 출마선언문에서도 정책 분야의 자신감과 별개로 유권자들을 향해서는 한껏 몸을 낮췄다. 출마선언문은 “저를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로 시작해 “부족한 사람의 긴 얘기, 들어주셔서 감사하다”로 끝났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도지사 시절부터 ‘부족한 제가’ 등으로 시작하는 연설문을 직접 써 왔고, 이번 연설문에도 차용한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국민 여러분께서 저의 충정을 받아 주시고 저를 선택해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도 했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대세론 과시에 나선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차별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 “반드시 승리한다”는 ‘필연 캠프’

공식 출마 선언에 맞춰 이 전 대표 캠프도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이른바 ‘이낙연계’ 의원들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의 한 영화관에서 출마 선언 영상을 관람하고 캠프의 닻을 올렸다. 캠프 명칭은 ‘필승 이낙연 캠프’ ‘이낙연 대통령은 필연’이라는 의미로 ‘필연 캠프’로 지었다. 캠프 총괄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 그룹인 동교동계 출신 설훈 의원이 맡았고 박광온 의원이 총괄본부장, 오영훈 의원이 수석대변인으로 임명됐다.

신복지와 중산층 경제의 밑그림을 그릴 전문가 그룹도 활동을 시작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최운열 전 의원과 김연명 전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이 각각 경제 정책과 신복지 분야를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이영재 한양대 시민사회학과 연구교수 등도 일찌감치 합류해 정책 수립과 자문역을 맡고 있다. 여기에 정운현 배재정 전 총리 비서실장, 남평오 전 총리 민정실장 등 총리실 멤버들도 이 전 대표 지원 그룹의 한 축으로 꼽힌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이낙연#모두 제자리#대선 출사표#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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