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핵 사태 이후 4년 간 지리멸렬함을 면치 못했던 국민의힘은 이번 재·보선에서 수권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다시금 확인시켜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확실한 차기 주자만 있다면 내년 대선 승리도 노려볼 수 있는 기반이 생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당내에는 유력한 주자가 없기 때문에 보수야권의 대표 주자로 부상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영입할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양측은 우선 한 때 정치적으로 적대적 관계에 있었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 수사와, 현 정부 초기 권력기반을 다진 ‘적폐 수사’를 도맡아 지휘한 사람이 윤 전 총장이기 때문이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문제에 대해 8일 채널A에 출연해 “개별 입당하면 자기 정치활동 영역을 확보하기 힘들 것이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입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만자자고 하면 만나서 어떤 목표를 갖고 있고, 어떻게 달성할지 얘기를 들어본 뒤 대통령 후보감으로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도울지 내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은 각자 부족한 것이 있고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보완적 관계라는 점에서 결국 양측이 힘을 합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윤 전 총장은 지금 지지율이 높게 나오긴 하지만 소속 정당이 없는 상황이고, 국민의힘은 재·보선 승리로 대선 교두보는 마련했지만 유력 후보가 없어 어떻게든 윤 전 총장을 당내로 끌어들여야 하는 입장이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당분간은 자기 정치 행보를 하다가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는 7, 8월경에 국민의힘으로 합류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반면에 최근 윤 전 총장의 대선 지지도가 국민의힘 지지층의 대거 이탈로 급락하면서 현재 보수야권과 거리를 두고 있는 윤 전 총장이 여의도 정치에 뛰어드는 시기가 앞당겨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5~7일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8일 발표한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전주보다 7%포인트 떨어진 18%로 2위를 기록했다. 이 지사는 24%로 1위에 다시 올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지금까지 윤 전 총장은 여권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거나 대립각을 세울 때 지지율이 크게 올랐으나 향후 대선 정국에서는 정치적 박해를 받으면서 생기는 반사이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윤 전 총장 개인의 정치력과 판단력, 돌파력, 미래 비전이 대선 시험대에서 온전히 평가받는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박제균 칼럼]또다시 ‘개돼지’ ‘가붕개’ 안 되려면
김웅 “백신 4400만명분 어디?” 고민정 현수막 사진 공유
[광화문에서/윤완준]美가 왜 中체제 문제 삼는지 잘 모르는 정부 관료들
“한국은 왜 美처럼 백신 직접 못만드나…정답 외우는 주입식 교육엔 미래 없어”
굶으며 버티는 청춘…청년 37% “돈 없어 끼니 거른 적 있어”
[오늘과 내일/정원수]‘객관의 의무’ 저버린 검사, 일벌백계해야
Copyright by dongA.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