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훈 변호사 “기성용 측 녹취록, 짜깁기한 ‘악마의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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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18일 10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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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사진= FC서울
기성용. 사진= FC서울
축구선수 기성용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의 대리인인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는 18일 “기성용 선수의 법률대리인은 여론 재판과 언론플레이로 일관하며 본 사안을 진흙탕 싸움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전날 기 선수 측이 공개한 녹취록은 악마의 편집”이라고 했다.

박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방송을 통해 기성용 선수가 과거 행위에 대한 과오를 인정하며 사과 의사를 표시하는 한편 피해자를 회유하고 지속적 오보 압박을 가한 사실이 담긴 녹취 파일이 공개됐음에도 기 선수 측 법률대리인은 아직까지 ‘당장 증거를 내놓아라’는 식의 요구를 반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전날 기 선수 측 법률대리인이 공개한 녹음파일은 이리저리 잘라내고 붙여가며 악마의 편집을 한 것”이라며 “원본은 본 피해자 측 변호사가 이미 지난달 언론에 배포한 것이거나 풀버전을 소지하고 있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이 회유와 협박을 받아 혼란스러워하는 와중에 내뱉은 말들의 앞뒤를 잘라내고 이어붙여 날조한 자료를 무기 삼아 언론플레이를 펼치며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법정에서 법률과 증거를 가지고 진실을 규며하는 데 앞장서달라”며 “빠른 시일 내 법정에서 만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4일 박지훈 변호사는 “피해자 C 씨와 D 씨의 위임을 받았다”면서 “2000년 1월부터 2000년 6월까지 전남에 위치한 모 초등학교 축구부에서 피해자 C 씨와 D 씨를 상대로 수차례 참혹한 성폭력 사건이 일어났다”고 폭로했다.

이후 가해자로 지목된 기성용은 직접 기자회견을 자청해 “(성폭행은) 나와는 무관한 일이다. 절대로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면서 “증거가 있으면 빨리 증거를 내놓기 바란다. 왜 증거를 얘기 안 하고 딴소리하며 여론몰이를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피해를 주장한 이와 그의 법률대리인 박지훈 변호사. ‘PD수첩’ 방송 갈무리
피해를 주장한 이와 그의 법률대리인 박지훈 변호사. ‘PD수첩’ 방송 갈무리
양측의 공방은 지난 16일 MBC ‘PD수첩-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편에서 기성용의 성폭행 의혹이 다뤄지면서 다시 불이 붙었다.

방송 이후 기성용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서평의 송상엽 변호사는 전날 피해자 D 씨의 음성 파일을 공개하며 “피해자 측 변호사와 피해자 간의 의견도 일치하지 않는 상황이다. 피해자 측 변호사는 양 측에 회유를 위해 전화한 후배의 말을 악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피해자 D가 스스로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편 기성용 측은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한 조치를 오는 26일 안으로 제기하겠다”고 알린 상태다.
다음은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입장문 전문이다.
기성용 선수 측 법률대리인께서는 악의적인 증거 조작을 통한 여론재판 선동 행위 및 언론플레이를 즉시 중단하시길 바랍니다.

1.기성용 선수의 법률대리인께서는 법정에서의 재판이 아닌 여론 재판과 언론플레이로 일관하며 본 사안을 진흙탕 싸움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이는 변호사로서 취할 태도가 아닙니다.

3월 16일 MBC PD수첩을 통하여, <기성용 선수 자신이 측근을 통해 과거 행위에 대한 과오를 인정하며 사과 의사를 표시하는 한편 피해자를 회유하고 피해자에게 지속적인 오보 압박을 가했다는 사실>이 생생하게 담긴 녹취 파일이 공개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성용 선수 측 법률대리인은 아직까지도 “당장 증거를 내놓아 보아라”는 식의 요구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기성용 선수 측 법률 대리인은, “증거를 공개하면 국민이 진실을 밝혀줄 것이니, 증거를 법정이 아닌, 언론을 통해 공개하라”는 어처구니없는 요구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법정에서 법률에 따른 재판이 아닌, “언론플레이”와 “여론재판”으로 본 사건의 진실을 가리자는 기성용 선수 측 법률대리인의 주장은 변호사로서 매우 부적절한 주장입니다.

2.기성용 선수 측 법률대리인께서는 악의적인 자료 편집을 통한 사실 왜곡을 중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3월 17일 기성용 선수 측 법률대리인께서는, 녹음파일들을 이리저리 잘라 내고 붙여가며 “악마의 편집”을 하여 이를 언론 기관에 배포하였습니다.

기성용 선수 측 법률대리인께서 “악마의 편집”을 하여 배포한 녹음파일의 원본은, 다름 아닌 본 피해자 측 변호사가 이미 지난달 언론에 배포한 것이거나, 풀 버전을 소지하고 있는 것들입니다. 그 녹음파일들에는 기성용 선수의 성폭행 사실을 폭로한 피해자 C, D 가 기성용 선수 측으로부터 회유와 압박을 받아 괴로워하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내뱉은 여러 가지 말들이 여과 없이 담겨져 있습니다

기성용 선수 측 법률대리인께서는, 피해자들이 회유와 협박을 받아 혼란스러워하는 와중에 내뱉은 말들의 앞뒤를 잘라내고 이어붙여 날조한 자료를 무기 삼아, 신명나는 언론플레이를 펼치며 국민을 선동하고 계십니다. 법정에서 모든 증거의 풀 버전이 제출될 경우 스스로 행하신 증거위조의 실체가 낱낱이 밝혀질 것이니, 더 이상 그와 같은 무모한 행위를 중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3. 법정에서 뵙겠습니다

기성용 선수 측 법률대리인께서는 더 이상 언론플레이나 여론재판으로 사안을 몰고 가려 하지 마시고, “변호사답게” 법정에서 법률과 증거들을 가지고 진실을 규명하는데 앞장서 주시기 바랍니다.

더 이상 언론보도를 통해 쓰리쿠션으로 귀 법률대리인의 의견과 왜곡된 자료를 접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빠른 시일 내에 법정에서 뵙기를 희망합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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