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집단감염에…‘국내 최대’ 부산공동어시장 업무 중단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9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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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연근해 수산물 유통 경매장인 부산공동어시장의 업무가 중단됐다.

공동어시장에서 일하는 항운노조 어류지부 소속 조합원 10명이 집단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됐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9일 “항운노조 어류지부 소속 근로자 1명이 6일 확진된 이후 9일 현재까지 근로자 10명, 가족 3명 등 총 13명이 집단으로 감염됐다”고 밝혔다. 최초 환자의 감염원은 밝혀지지 않아 방역당국이 역학 조사를 하고 있다.

공동어시장에서는 항운노조 어류지부 소속 고정조합원 552명과 임시조합원 974명 등 1526명이 주·야간조로 나눠 어선이 싣고 온 어류를 육지로 내리고 크기와 어종별로 선별한 뒤 배열하는 작업을 한다. 평소 오전 6시 경매가 시작되기 때문에 전날 밤부터 대규모 인력이 투입돼 어획물 분류작업이 이뤄진다.

그러나 집단 감염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공동어시장은 항운노조와 상의해 7, 8일 밤 어시장에 대해 작업 중단 조처를 내렸고 8, 9일 오전 경매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18㎏들이 고등어 3만1700상자 30억 원 가량이 거래되지 못했다.

작업 근로자 상당수가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데다 부산시 보건당국으로부터 356명이 자가 격리 통보를 받으면서 어시장 경매가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

6일 오후 어획물을 실은 어선 10척이 부산공동어시장에 들어왔지만 8척은 인근 다대포항에서, 2척은 경남 삼천포항에서 어류를 처리했다. 외끌이 어선 9척은 선원과 공동어시장 직원들이 직접 작업에 나서 소규모 물량만 위탁 판매했다.

부산공동어시장 관계자는 “하역 인력 부족으로 어시장의 위탁 판매 업무가 사실상 중단됐다”며 “항운노조 측과 가용 인력 투입 등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선주는 “어시장 업무가 중단돼 손실이 크다”며 “다른 지역 위판장에서는 어가 시세 형성이 어려워 손해를 보고라도 물량을 처리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부산시 보건당국은 “공동어시장에서는 작업 특성상 작업자들의 마스크 착용이 엄격하게 지켜지지 않은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쉽지 않았고 휴게 공간 협소, 손위생 부적절 등 방역환경도 좋지 않았다”며 “접촉자 파악도 쉽지 않고, 연쇄 감염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부산시 보건당국은 “지난달 21일부터 6일 오전 6시까지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작업을 했거나 방문한 시민은 보건소를 방문해 검사 받을 것”을 당부했다.

부산공동어시장의 한달 평균 수산물 거래량은 8000t에 처리금액은 250억 원 내외로 전국 연근해 수산물 위탁 판매의 30% 정도를 담당하고 있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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