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엔 성별 없다”…‘Mr. 포테이토 헤드’서 ‘Mr.’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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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2월 26일 15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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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포테이토 헤드(Potato Head)’. 사진제공=하스브로
장난감 ‘포테이토 헤드(Potato Head)’. 사진제공=하스브로
영화 ‘토이스토리’에도 등장하는 감자 모양 장난감 ‘미스터 포테이토 헤드(Mr. Potato Head)’가 ‘미스터(Mr)’를 떼고 ‘포테이토 헤드’로 이름을 바꾼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스터 포테이토 헤드’를 제작한 미국 완구업체 하스브로는 전날 “성 평등과 포용을 증진하기 위해 브랜드명과 로고에서 ‘미스터’를 공식적으로 삭제했다”면서 “포테이토 헤드 세계에서 모두가 환영받는 느낌이 들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스터 포테이토 헤드’는 하스브로가 지난 1952년 출시한 이래로 지금까지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대표 상품이다. 감자 모양 몸체에 눈·코·입·귀의 이목구비는 물론 옷과 헤어스타일까지 다양하게 바꿀 수 있는 장난감으로, 아빠·엄마·아기 포테이토가 각 한 개씩 들어있는 게 일반적인 구성이다.

장난감 ‘포테이토 헤드(Potato Head)’. 사진제공=하스브로
장난감 ‘포테이토 헤드(Potato Head)’. 사진제공=하스브로


하지만 이 구성도 곧 바뀔 예정이다. 하스브로는 “아이들이 동성 결혼이나 한 부모 가정 등 자신만의 감자 가족을 만들 수 있게 할 것”이라면서 올가을, 미스터(Mr)와 미세스(Mrs) 구분이 필요 없는 새로운 구성의 장난감 출시를 예고했다. 하스브로는 이를 “성 역할과 가족 구조에 대한 전통적인 생각에서 탈피하기 위한 변화”라고 했다.

이처럼 하스브로를 비롯한 장난감 회사는 수년간 문화적 변화에 적응해왔다.

바비인형 제조사인 마텔은 미(美)의 기준을 왜곡시키고 성별과 인종 등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어준다는 이유로 오랜 세월 비판받았다. 하지만 2016년부터 다양한 체형과 인종, 장애를 가진 바비를 내놓더니 2019년엔 남녀 구별이 없는 ‘성 중립’ 인형을 출시했다. 당시 마텔은 “아름다움과 패션에 대한 다차원적 관점을 끊임없이 모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양한 바비인형. 사진제공=마텔
다양한 바비인형. 사진제공=마텔


한편 이날 소식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SNS)에는 하스브로의 결정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이 다수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닐 선더스 뉴욕 글로벌데이터 소매담당 상무는 “감자엔 성별이 없다. 감자를 어떻게 설정하는지는 아이들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성적소수자 옹호 기구인 글래드(Glaad)도 “남성과 여성의 이분법을 탈피한 장난감을 아이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아이들이 전통적인 성 규범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아를 찾도록 장려한다”며 하스브로의 결정을 환영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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