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法治의 앞날이 서울행정법원과 감찰위 결정에 달렸다

동아일보 입력 2020-11-30 00:00수정 2020-11-30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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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는 오늘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명령한 직무정지의 효력을 중지해 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심문 절차를 진행한다. 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이면 윤 총장은 직무에 복귀한다. 이 경우에도 추 장관이 2일 열릴 예정인 법무부 징계위에서 징계를 강행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큰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추 장관은 윤 총장 직무배제에 앞서 법무부 감찰훈령 제4조 ‘중요한 감찰에 대해 법무부 감찰위원회의 자문을 받아야 한다’의 ‘받아야 한다’를 ‘받을 수 있다’고 고쳤다. 윤 총장은 감찰훈령 개정 절차가 행정절차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행정절차법에 따르면 정책 제도 계획을 변경하는 경우 최소 20일 이상의 행정예고절차 등을 거쳐야 하는데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추 장관의 직무정지 명령은 감찰위를 거치지 않아 위법한 것이 된다.

법무부 감찰위는 내일 열린다. 법무부가 징계위 이후로 미뤄놓은 것을 위원들이 징계위에 앞서 열려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감찰위 결정은 권고적 효력밖에 없으므로 징계위가 감찰위의 결정을 받아들일 의무는 없다. 그러나 감찰위가 감찰 결과를 문제 삼는다면 징계 강행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추 장관이 27일 “검사들이 ‘판사 사찰 문건’에 대해 당연시하는 태도에 충격을 받았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검찰 내부에서는 계속 반발이 이어졌다. 그날 저녁까지 전국 지검과 지청 60곳 중 59곳에서 추 장관 조치를 철회해 달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남은 1곳도 이번 주 성명을 낼 계획이다. 추 장관의 손발 역할을 하는 법무부 검찰국 평검사 10여 명마저 부당함을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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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판사 사찰 문건’이라는 것은 추 장관 측 인사인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이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2월 보고받아 알고 있던 문건을 뒤늦게 문제 삼은 것이다. 법무부에서 이 사안의 법리를 검토한 검사는 어제 “죄가 되지 않는다고 보고서에 기재했으나 별다른 설명 없이 삭제됐다”고 검찰 내부망에 밝혔다.

평검사를 감찰할 때도 이렇게 하지 않는다. 검찰총장을 한 명의 평검사만도 못하게 취급한 조치가 법치를 뒤흔들고 있다. 절차적으로 위법투성이인 감찰 결과로 총장이 하루아침에 직무에서 배제된다면 어느 검사가 독립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겠는가. 지금 위기에 처한 것은 윤 총장을 넘어 나라의 법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와 법무부 감찰위의 결정에 법치의 앞날이 달려 있다.
#서울행정법원#감찰위#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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