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회화 명품 40점 엄선해… 책 한권에 작품 한점

김민 기자 입력 2020-11-19 03:00수정 2020-11-19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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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택 교수, 시리즈 첫권으로 日이 소장한 ‘석가탄생도’ 조명
조선 전기 그림… 임란때 유출 추정
日전파후 다양한 모방작 쏟아져
한국 불교미술의 영향력 보여줘
조선 전기에 그려져 현재 일본 후쿠오카현 혼가쿠지(本岳寺)에 소장된 ‘석가탄생도’. 한국미술연구소 제공
손꼽히는 불교 회화 연구자 정우택 동국대 명예교수(67·사진)가 ‘한국불교회화명품선’ 시리즈 첫 권을 펴냈다. 한국 불교 회화의 ‘명품’ 40점을 엄선해 책 한 권이 작품 한 점을 다루는 시리즈다. 첫 ‘주인공’은 일본 혼가쿠지(本岳寺)에 소장된 ‘석가탄생도’다.

조선시대 전기 그림인 석가탄생도는 1997년 일본 야마구치현립미술관의 ‘고려·이조(조선)의 불교미술전’에서 일반에 처음 공개됐다. 이듬해 정 교수는 제107회 미술사학회월례발표회에서 ‘조선초기의 석가탄생도’를 주제로 국내에 처음 소개했다.

그림이 일본으로 간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표구 흔적을 통해 17세기 중엽 이전부터 일본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세로로 길게 접힌 자국이 있어 임진왜란 때 비정상적으로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책은 석가탄생도의 전체 모습과 세부 사진을 고화질로 수록했다.

석가탄생도는 일본에 전파된 후 다양한 형태로 재생산되며 광범위하게 유포돼 신앙의 대상이 됐다. 이 그림의 모방작들은 한국 불교미술이 일본에 미친 영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책에는 지바현 고마쓰지(小松寺)부터 후쿠오카시립미술관 등에서 발견한 모방작 18점 중 7점의 도판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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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석가탄생도를 본 정 교수는 일본 각지에서 나온 ‘문화재보고서’와 ‘전시도록(圖錄)’을 샅샅이 살폈다. 일본의 미술사 연구자들에게 모사본에 관해 집요하게 물었다. 그 결과 찾아내서 직접 촬영한 사진들이 책 속에 모였다.

책에는 독일 쾰른 동양미술관이 소장한 ‘유성출가상(踰城出家相)’ 도판도 수록했다. 정 교수는 유성출가상이 석가탄생도와 한 세트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석가탄생도의 중심 내용이 ‘월인석보’(1459년·세조가 ‘월인천강지곡’과 ‘석보상절’을 합해 엮음)에 기반하는데 유성출가상도 도상학(圖像學)적 근거를 월인석보에 두고 있고 세부 표현에서도 유사성이 발견됐다.

정 교수는 “홍선표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20여 년 전 이 책의 간행 필요성을 귀띔해줬고 최근 젊은 동료들도 ‘그간 모은 불화 사진을 정리하지 않으면 죄를 짓는 것과 다름없다’고 해 책을 내게 됐다”며 “이 시리즈를 통해 해외 한국 불화의 효과적 활용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200부만 출간된 한국불교회화명품선은 한국미술연구소 웹사이트나 전화로 구매할 수 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한국불교회화명품선#정우택#석가탄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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