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전기 그림… 임란때 유출 추정
日전파후 다양한 모방작 쏟아져
한국 불교미술의 영향력 보여줘


조선시대 전기 그림인 석가탄생도는 1997년 일본 야마구치현립미술관의 ‘고려·이조(조선)의 불교미술전’에서 일반에 처음 공개됐다. 이듬해 정 교수는 제107회 미술사학회월례발표회에서 ‘조선초기의 석가탄생도’를 주제로 국내에 처음 소개했다.
그림이 일본으로 간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표구 흔적을 통해 17세기 중엽 이전부터 일본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세로로 길게 접힌 자국이 있어 임진왜란 때 비정상적으로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책은 석가탄생도의 전체 모습과 세부 사진을 고화질로 수록했다.
1997년 석가탄생도를 본 정 교수는 일본 각지에서 나온 ‘문화재보고서’와 ‘전시도록(圖錄)’을 샅샅이 살폈다. 일본의 미술사 연구자들에게 모사본에 관해 집요하게 물었다. 그 결과 찾아내서 직접 촬영한 사진들이 책 속에 모였다.
책에는 독일 쾰른 동양미술관이 소장한 ‘유성출가상(踰城出家相)’ 도판도 수록했다. 정 교수는 유성출가상이 석가탄생도와 한 세트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석가탄생도의 중심 내용이 ‘월인석보’(1459년·세조가 ‘월인천강지곡’과 ‘석보상절’을 합해 엮음)에 기반하는데 유성출가상도 도상학(圖像學)적 근거를 월인석보에 두고 있고 세부 표현에서도 유사성이 발견됐다.
정 교수는 “홍선표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20여 년 전 이 책의 간행 필요성을 귀띔해줬고 최근 젊은 동료들도 ‘그간 모은 불화 사진을 정리하지 않으면 죄를 짓는 것과 다름없다’고 해 책을 내게 됐다”며 “이 시리즈를 통해 해외 한국 불화의 효과적 활용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200부만 출간된 한국불교회화명품선은 한국미술연구소 웹사이트나 전화로 구매할 수 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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