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개봉 미루지 않고 내달 ‘新뮤지컬 영화’ 선보여
“영화관에서 돈 지불하면서도 볼 가치가 있는 영화 만들 것”

“‘삼진그룹…’ 개봉을 미뤄야 하나 고민했죠. 하지만 극장의 명맥을 잇겠다는 동업자 정신으로 개봉을 결정했어요. 개봉 후엔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요.”
‘삼진그룹…’은 1995년 입사 8년 차 고졸 출신 말단 여직원 ‘자영’(고아성)이 회사 공장에서 강으로 유독물질이 방류되는 것을 목격하면서 동기 ‘유나’(이솜) ‘보람’(박혜수)과 회사의 비리를 파헤치는 과정을 그린다. 판단이 빠른 박 대표지만 시나리오를 읽고 고민이 됐다. 명확한 장르가 없었기에 ‘못 하겠다’는 생각이 커질 무렵 택시운전사로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제작자상’을 받았다.
제작 결정 이후 이종필 감독과 함께 각색을 거치며 ‘약자들의 연대와 성장’이라는 이야기에 집중했다. 직장 내 ‘미투’나 등장인물들의 러브라인을 과감히 걷어냈다. 초고에선 자영, 유나, 보람이 회사의 비리를 폭로하는 것에서 끝나지만, 수정된 시나리오에서는 이들의 내부고발이 회사 내 변화를 가져온다.
“직장 일이 인생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잖아요. 그렇다면 ‘내 직장에 문제가 있어’라는 폭로로 끝나는 게 아니라 ‘어떻게 더 좋은 직장으로 만들 수 있을까?’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 과정을 통해 관객에게 ‘일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기도 했고요.”
해운회사, 광고대행사,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등 다양한 직장을 거치다가 “업무 외 시간에 생각해도 지치지 않는 일”을 하고 싶어 영화업계에 뛰어들었다. 그는 쇼박스에 발을 디뎠고, 2012년 더 램프를 차렸다. 첫 ‘1000만 영화’인 택시운전사는 쇼박스 재직 시절 ‘맨발의 꿈’ 촬영차 동티모르에 갔을 때 칼을 들고 현장에 난입한 괴한을 보고 혼비백산 도망쳤던 순간이 시작이었다.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남을 돕는 게 쉽지 않음을 경험했어요. 그 순간에 대한 부채의식이 절 계속 따라다녔어요. 위기의 상황에서 도망쳤다가 다시 그 현장으로 유턴하는 택시운전사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수백억 원을 들인 대작이 OTT로 향하는 격변의 시대, 영화가 갈 길에 대한 그의 답변은 명확했다. “‘극장에서 볼 가치가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현재 SF멜로, 액션, 전쟁 소재 영화를 제작하려 하고 있다.
“극장에서의 경험은 OTT가 절대 대체할 수 없다고 믿어요. 지금은 ‘OTT용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까’보다 ‘어떤 영화를 만들어야 관객들이 극장에 올까’를 더 치열하게 고민합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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