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춰진 수능 탓 촉박해진 일정에…불안감 파고 든 입시 컨설팅 업체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1일 19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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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3일 시행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정시모집 컨설팅에 관심을 보이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수능이 12월로 늦춰짐에 따라 수험생들이 수능 성적표를 받아들고 정시 지원전략을 고민할 시간이 예년보다 1주일 이상 줄었다. 입시 컨설팅 업체들이 이런 불안감을 파고들면서 상담 시세도 뛰는 양상이다.

11일 학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대형 학원들을 중심으로 정시 컨설팅 예약이 시작됐다. 입시 컨설팅은 그 해의 상담 건수가 쌓여 비교 표본이 늘어날수록 합격 예측 정확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원서접수에 임박한 ‘막바지 상담’의 선호도가 높다. 이런 날짜를 선점하기 위해 벌써부터 컨설팅 업체의 문을 두드리는 학부모들이 있다.

정시에서는 가, 나, 다군에서 각각 한 학교를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같은 점수대라도 지원 학교를 어떻게 조합해서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눈치 경쟁이 치열하다. 학부모들이 컨설팅 업체를 찾는 목적이 여기 있다. 상담 가격은 업체마다 천차만별. 어떤 학원은 각 군별로 9만원씩, 최대 27만원을 받는다고 홍보하고 있다. 학원가가 밀집한 서울 강남구 쪽에서는 1번 상담에 50만~60만 원을 받는 곳도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가 컨설팅 문화도 바꾸고 있다. 지원전략을 고민할 시간이 2주 정도에 불과한 만큼 속성, 비대면 컨설팅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 입시업체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상담을 진행할 것”이라며 “카카오톡으로 15분 상담하는 데에 20만 원”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또 다른 업체는 “전화는 30분 기준 25만 원, 이메일로 분석결과를 보내는 건 15만 원”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정시 컨설팅 서비스가 성행하지만 상담의 질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재수를 하지 않는 한 보통은 입시를 일생에 단 한번 치르기 때문에 정시 컨설팅은 고객의 재방문 여부가 중요하지 않은 시장이다. 이 때문에 분석 결과가 정확하지 않다거나, 상담 수준이 가격에 비해 부실하다는 후기가 매년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고3 학부모였던 A씨는 “비싼 돈을 주고 컨설팅을 부탁했더니 입시 포털에서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점수를 입력하고 읽어주더라”고 말했다. 일부 업체들은 교습소 등록을 하지 않은 채 ‘치고 빠지기’식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수능 때에만 잠깐 무등록 교습소를 열었다가 곧장 폐원하는 걸 반복하는 입시 컨설팅 업자들이 있다”며 “학생과 학부모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수연기자 sykim@donga.com
이소정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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