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통장 3개중 1개는 2030세대…20대 대출 연체액도 증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4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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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 간 새로 개설된 마이너스통장 3개 중 1개는 2030세대 명의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회 초년생인 20대의 통장 개설이 크게 늘었다. 마이너스통장은 금융회사가 정한 한도 안에서 수시로 일정액을 빌려 쓸 수 있는 대출상품이다.

4일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개설된 마이너스통장 계좌는 337만4908개였다. 이 중 20, 30대가 만든 계좌(123만2123개)는 전체의 36.5%였다.

20대의 통장 신규 개설이 특히 눈에 뜨인다. 지난해 8만2538 계좌를 개설해 2017년(6만6936 계좌)보다 23.3%늘었다. 반면 30대는 같은 기간 신규 개설 계좌가 7.8% 감소(27만9832 계좌→25만7794 계좌)했다. 30대가 계좌 수는 많지만 증가세는 20대가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20대를 뺀 다른 연령대는 모두 신규 개설 수가 줄었다.

20대는 마이너스통장 개설이 느는 만큼 대출 연체액도 증가하고 있다. 2017년(12억7000만 원) 대비 지난해(16억8900만 원) 33%가량 증가했다. 이 역시 전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금융권에선 20대의 마이너스통장 개설이 공격적으로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젊은층의 강한 자산 증식 욕구가 신용대출 수요를 만들었고, 부동산 주식 등 투자로 이어져 왔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의 주식 시장 과열, 신용대출 수요 급증은 현 정부 들어 투자처가 하나 둘 막히면서 나타난 결과”라며 “사회초년생인 20대의 경우 30, 40대를 보고 학습하면서 대출 수요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통장 신규 개설이 늘면서 대출한도도 증가했다. 5대 시중은행에서 2030세대가 개설한 마이너스통장 대출한도는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총 62조4056억 원 늘었다.

김동혁 기자 h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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