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북규탄 결의안 유보… 긴급현안질의도 “정쟁 안된다” 거부

김지현 기자 , 박민우 기자 입력 2020-09-28 03:00수정 2020-09-2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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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우리 국민 사살]민주당 ‘대북 저자세’ 논란 북한이 한국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 씨 총살 사건에 대해 사과한 지 이틀 만에 우리 정부에 “엄중 경고”라고 위협했는데도 더불어민주당은 여전히 ‘대북 저자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야당에 선(先)제안했던 국회 차원의 대북 규탄 결의안 채택을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도 사실상 ‘셀프 무산’시키며 남북한 공동조사 필요성만 강조하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북한이 공동조사에 응할 리가 없다”며 “국민을 잃은 슬픔보다 김정은을 잃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25일 오전 당 회의에서 먼저 “본회의를 열어 대북 규탄 결의안을 채택하자”(김태년 원내대표)던 민주당의 태도가 바뀐 건 같은 날 오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과가 담긴 통지문이 오면서다. 여기에 국민의힘이 통일부, 외교부, 국방부 장관 등을 상대로 하는 진상 규명을 위한 긴급현안질의 카드를 들고 나오자 민주당은 입장을 급선회했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27일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제반 문제를 남북이 공동으로 조사하자는 우리 정부의 제안을 북측이 신속히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허영 대변인 명의 서면 브리핑에서도 “북한은 남북 공동조사로 통지문 사과의 진정성을 입증해야 한다”며 “책임자 처벌과 함께 우리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재발 방지 대책, 남북한 공동조사 등 관련 조치에 적극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야당이 요구하는 긴급현안질의에 대해 “사건을 정쟁 도구로 이용하지 말라”며 거부의 뜻을 밝혔다.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충분히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논의할 수 있는 내용을 (야당이) 정쟁 수단으로 삼고 장외투쟁을 하는 것에 국민은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해철 정보위원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북과의 적대관계, 불신을 과도하게 조장하거나 정쟁으로 확대시키는 것은 자제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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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대북 규탄 결의안에 대해선 “(북한이 사과하는 등) 변화된 상황을 잘 반영해 국회 차원의 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면서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는 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충분히 해야 하고, 진행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날 오전 정의당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대북 규탄 결의안 채택을 요구하는 등 ‘전방위 압박’이 이어지자 민주당도 결국 등 떠밀려 결의안 채택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긴급현안질의 없이는 대북 규탄 결의안 채택은 없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주초 원포인트 본회의는 물론이고 결의안 채택 및 긴급현안질의도 사실상 모두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국민의힘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선 주호영 원내대표는 “긴급현안질문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항이나 국민적으로 관심이 있는 일에 대해 여러 차례 해왔고, 민주당이 야당일 때도 많이 요구했다”며 “정쟁인지 아닌지 자기들이 규정할 권한은 없다”고 비판했다.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이 긴급현안질문을 안 받는 것은 진실을 은폐하고, 묵살하는 것밖에 안 된다”고 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상임위에서 책임 추궁을 했다고 대통령이 면책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의가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대북 규탄 결의안과 관련해 민주당이 입장을 번복한 것도 문제 삼았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회의 북한 규탄 결의안 추진이 사실상 무산의 수순을 밟고 있다”며 “여당 지도부가 북측 지도자의 사과 한마디를 금과옥조로 여기며, 더 이상 심기를 거스르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28일 오전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국회 본관 앞에서 ‘북한의 우리 국민 학살 만행 규탄 긴급의원총회’를 열기로 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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