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크는 중고거래 시장… 당근마켓 이용 月1000만명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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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쿠팡급 이용자수
50대-MZ세대-직장인 등 진입, 일상 나누는 커뮤니티 서비스로
번개장터 거래액 21% 증가


#1. 서울 강동구에 사는 60대 A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분가한 자녀의 물건이 눈에 띄어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버리기는 아깝고 처분 비용도 들어 딸의 권유로 동네 주민끼리 사고팔 수 있는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앱) 당근마켓을 내려받았다. A 씨는 “안 쓰는 물건을 팔아 용돈도 벌고, 이웃을 만나 담소도 나눌 수 있어 중고거래 앱을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2. 서울 강남구에 사는 30대 B 씨는 최근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에서 400만 원을 주고 명품 가방을 샀다. 신상품 대비 50만 원가량 싼 데다, 향후 해당 브랜드가 상품 가격을 인상하면 중고 가치도 덩달아 올라 재테크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해서다. B 씨는 “유명 연예인이 착용해 품절된 한정판이나 급매물을 사면 당장 십수 만 원의 차익도 가능해 키워드 알림을 설정해놓고 습관적으로 앱을 켠다”고 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대표적인 불황형 산업인 중고거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팬데믹(대유행) 이후로 모바일 거래에 익숙해진 50대 이상 중장년층 소비자들이 진입하고 있는 데다 재판매를 통한 재테크를 놀이처럼 즐기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0∼2004년생)’들이 늘어나면서 중고거래 시장의 외연이 확대된 덕분이다. 구조조정 대상이 되면서 생계가 불안해진 직장인들도 종종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근마켓은 8월 월간순이용자수(MAU)가 1000만 명을 넘어섰다고 9일 밝혔다. 국내에서 MAU 1000만을 넘어선 서비스는 네이버, 카카오, 쿠팡, 배달의민족 정도다.

당근마켓은 거주 지역을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인증해 같은 동네(전국 읍면동 단위 6577개 지역)에 있는 이웃들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2015년 7월 출시됐다. 2018년 8월 MAU 100만 명을 넘어섰는데 코로나19를 거치며 성장세가 가팔라져 2년 새 이용자가 10배로 늘었다. 앱 다운로드 수만 2000만 회. 이용자들은 당근마켓을 월평균 24회 접속하고, 하루에 20분 정도 이용한다.

당근마켓은 중고거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이달부터 이웃끼리 지역 소식을 나누고, 일상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서비스(동네생활)를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대 오픈했다. 이 서비스만 MAU가 230만 명이다. 또 인테리어, 이사 업체 및 카페, 미용실 등의 동네 소상공인과 주민들을 연결하는 ‘내근처’ 서비스도 내놨다.

김용현 당근마켓 공동대표는 “앱 장터에서 카테고리를 기존 ‘쇼핑’에서 ‘소셜’로 변경했다”며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이용자들을 연결해주는 지역 생활 커뮤니티로 나아감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 중고거래 플랫폼들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번개장터의 거래액은 올해 1∼8월에만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연내 1조3000억 원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번개장터는 특히 명품이나 한정판 패션 잡화 같은 소장 가치가 있는 물건들을 재판매하는 MZ세대 이용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플랫폼의 MZ세대 가입 비중은 80%를 넘는다.

네이버 카페에서 시작해 별도 앱까지 내놓은 ‘중고나라’의 가입자는 1월 2260만 명에서 8월 현재 2357만 명으로 4%가량 증가했다. 특히 40대 이상의 이용자들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이용자 연령층 확대로 골프 캠핑 명품 부동산 등 카테고리에서의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중고거래#당근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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