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귀 쫓아야해” 군인 신도 폭행해 숨지게 한 목사 징역 4년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0-09-04 17:35수정 2020-09-0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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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몸속 악령을 내쫓겠다는 이유로 현역 군인인 20대 신도를 때려 숨지게 한 40대 목사가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김미경)는 4일 폭행치사 혐의로 구속기소 된 40대 목사 A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피해자의 팔다리를 붙잡는 등 범행을 도운 A 씨의 아내 B 씨와, 다른 목사 C 씨, C 씨의 아내 D 씨 등 3명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앞서 A 씨는 지난 2월 7일 오전 1시경 경기 화성 소재의 한 교회에서 안수기도 중 군 생활의 스트레스를 호소한 신도 E 씨(24)를 십자가 등으로 수차례 폭행하고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E 씨는 군 휴가를 나온 상태였다.

B 씨 등 범행에 가담한 3명은 피해자 E 씨의 팔다리를 붙잡아 일어나지 못하게 A 씨를 도왔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뱉어내는 침을 받는 등 범행을 함께한 혐의를 받는다.

A 씨와 B 씨는 군 휴가 기간 동안 교회에서 머물면서 기도하기로 한 E 씨에게 “군 생활 스트레스 등 정신적 고통의 원인은 몸 속의 악령 때문이다”면서 그가 합숙을 시작한 2월 2일부터 스스로 몸을 때리고 구역질을 하도록 시켰다.

이후 6일 오후 11시경에는 목사 C 씨의 가족들을 한자리에 불러 금식으로 인해 탈수상태인 E 씨를 상대로 축귀(逐鬼·귀신을 쫓는 능력) 행위를 함께했다. 견디다 못한 E 씨는 끝내 사망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꿈꾸던 삶을 살지도 못한 채 생을 마쳤고, 유족은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고통을 겪었다”면서도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치료에 도움을 주려는 선의의 목적으로 기도를 시작했고 이익이나 대가를 바란 것이 아닌 점, 사망의 고의가 있는 살인죄가 아닌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A 씨에 대해서는 “A 피고인은 피해자가 극심하게 반항하는데도 잔혹한 폭행을 했고, 아내뿐만 아니라 기도를 목적으로 교회에 온 C 피고인 가족들에게도 위협하는 말을 하며 범행에 가담케 했다”며 “잘못을 반성하고 피해 변상에 합의한 점이 인정되나 24세 청년의 목숨을 앗아간 죄책을 물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한편 해당 사건에는 목사 C 씨 부부의 두 딸도 가담했다. 16세인 큰딸은 만 18세 미만인 탓에 소년보호사건으로 가정법원에 송치됐다. 9세인 작은 딸은 형사 미성년자로 입건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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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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