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위의 인공태양’… 7개국서 만든 부품 합체 착수

카다라슈=김윤종 특파원 , 윤신영 동아사이언스기자 입력 2020-07-29 03:00수정 2020-07-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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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국제핵융합실험로 2025년 완공… 美-EU-中-러-인도 등 합작
태양처럼 핵융합 반응 성공땐… 에너지 생산 패러다임 바뀌어
한국, 1억도 넘는 초고온 견디는… 핵심 부품인 진공용기 만들어
핵융합실험로 조립 현장과 완성 예상 모습 핵융합 에너지의 상용화 가능성을 실증하기 위한 실험로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장치조립이 28일 프랑스 카다라슈 현장에서 시작된 가운데 베르나르 비고 ITER 사무총장이 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ITER 건물 건설과 장치 조립은 2025년까지 완성되며 이후 2040년까지 핵융합 관련 실험을 하게 된다. 작은 사진은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그릇 역할을 하는 핵심 장치 ‘토카막’(자기 밀폐형 핵융합 장치) 예시도. 카다라슈=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ITER 제공
“인류가 새로운 미래 에너지를 얻는 데 있어 오늘이 새로운 시작점이 될 겁니다.”

28일 오전 11시. 프랑스 남부 카다라슈에 위치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본부. 축구장 60개 규모(약 42만 m²)의 부지에 총 39개의 건물이 보였다. 중앙에 위치한 대형 실내경기장 모양의 건물 안에는 지름 28m, 높이 24m에 달하는 초대형 핵융합로의 주요 부품들이 하나씩 등장했다.

‘땅 위의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ITER의 첫 장치 조립이 이날 시작됐다. ITER는 마치 태양처럼 핵융합 반응을 인공적으로 일으켜 전력을 생산하는 에너지 공학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하기 위한 장치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러시아, 인도, 일본 등 7개국이 2007년 공동으로 ITER 제작을 담당할 국제기구를 출범시킨 후 79억 유로(약 11조1000억 원)를 투입해 국제 차원의 공동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날 조립을 시작으로 신고리 원전의 6분의 1 수준인 열출력 500MW의 실험로를 건설해 핵융합을 실제 발전에 이용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게 된다. 한국은 핵융합로 가장 안쪽에서 1억5000만 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스마(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기체)를 유지시키는 진공용기 4개 부품 등 총 9개 부품을 조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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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등 참가국 정상들은 이날 기념식에 보낸 영상 축사에서 “ITER는 미래에 대한 인류의 자신감이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영상을 통해 “ITER는 지구의 다른 생명과 공존하기 위한 사상 최대의 국제과학 프로젝트”라며 “한국은 과학으로 세계와 연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ITER는 2025년 완공된다. 투입 에너지 대비 생산 에너지가 10배 이상 나오면 1차 성공이다. 장기적으로는 2050년까지 투입 대비 생산을 25∼30배로 끌어올려 7개 회원국에서 핵융합발전소를 상용화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ITER 국제기구 베르나르 비고 사무총장은 “핵융합발전이 상용화되면 에너지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며 “융합로를 관리하는 로봇기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핵융합발전은 석유 등 화석연료 고갈로 인한 에너지 위기를 막고 지구 자연을 지킬 친환경 에너지로 꼽힌다. 기존 원자력발전소는 핵분열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반면 핵융합발전은 수소 등 작은 원자핵이 부딪쳐 결합되는 과정에서 방출되는 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핵융합발전에 연료가 되는 중수소는 바닷물에서 언제든 얻을 수 있다. 중수소 1g, 수소, 리튬으로 만든 삼중수소 1.5g으로 석탄 20t과 맞먹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00만 kW급 발전소 운영 시 우라늄은 30, 석유는 150만의 에너지가 소모된다. 반면 핵융합은 10의 에너지로 가능하다. 더구나 이 과정에서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기존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폐기물의 반감기가 2만 년인 반면 핵융합발전소에서 나오는 폐기물의 반감기는 10년에 불과하다,

현장에서는 ITER 제작에 한국 과학자들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ITER 국제기구에 소속된 한국인 과학자만 51명에 달한다. 이사회 소속 최창호 부본부장은 “핵융합은 인위적 상황이 아니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일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핵융합 발전이란::

기존 원자력발전소가 핵분열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과 달리 수소 등 작은 원자핵이 부딪쳐 결합되는 과정에서 방출되는 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방식. 이번에 조립을 시작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는 핵융합을 통해 섭씨 1억5000만 도를 달성해 400초를 유지하는 것이 1차 목표로 핵융합 에너지의 실용화를 검증하기 위해 제작된다.

카다라슈=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 윤신영 동아사이언스기자

#인공태양#국제핵융합실험로#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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