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피트 아래의 이동-물류 모빌리티, 현대차가 선점하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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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원 도심항공모빌리티 사업부장
한강 상공은 UAM비행체 완벽 도로… 이착륙 거점 만들어 내는게 과제

신재원 현대자동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부장이 16일 동아일보와 만나 태블릿PC로 현대차의 UAM비행체 그래픽을 보여주며 UAM 사업의 청사진을 소개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신재원 현대자동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부장이 16일 동아일보와 만나 태블릿PC로 현대차의 UAM비행체 그래픽을 보여주며 UAM 사업의 청사진을 소개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한강을 보세요. 세계 어느 곳을 봐도 이렇게 비행체가 고층 건물과 마주칠 걱정 없이 수시로 다닐 수 있는 도시는 몇 없습니다. 수도권이야말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에 가장 매력적인 곳 중 하나죠.”

신재원 현대자동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부장(61·부사장)은 1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에서 UAM 사업이 가능한지 묻는 질문에 한강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폭 1km의 드넓은 물길 위 상공은 UAM 비행체에 완벽한 고속도로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강변 고층 건물들의 옥상 헬기장을 가리키며 “도심 재개발과 함께 새로운 비행체의 수직 이착륙 거점을 계획하고 만드는 것이 UAM의 큰 과제”라고 했다. 사유재산인 빌딩 옥상 헬기장을 다수의 비행체가 버스, 택시처럼 수시로 뜨고 내리고, 많은 승객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30여 년간 항공분야 연구를 이끌다 지난해 10월 현대차로 이적한 그는 “자동차 제조부터 건설, 금융, 에너지 등을 모두 갖춘 현대차는 UAM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기업”이라며 현대차에 합류한 이유를 설명했다. 현대차는 2024년 비행체 시제품을 선보인 뒤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쌓아 2028년 상용화할 계획이다. 신 부사장은 “UAM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는 중이어서 누구도 기득권을 주장하기 힘든 시장”이라며 “최초라는 기록보다는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완벽한 UAM을 선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 부사장은 “현대차 UAM 사업의 청사진은 ‘고도 3만 피트(약 9144m) 아래의 모든 새 항공 모빌리티 시장을 현대차그룹이 주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3만 피트 아래의 공중 모빌리티를 개척해 도심 내는 물론 도시 간 이동, 수백 kg급의 물류수송까지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누구나 원하는 때에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비행의 대중화’, ‘교통지옥으로부터의 해방’이 만들 부가가치는 무궁무진하다”면서 “버스, 택시, 철도 등 지상의 교통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이들과의 환승을 매개로 ‘새로운 고속 이동시장’을 창출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현재 비행체는 물론 UAM을 위한 사업구조를 만드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국가마다 다양한 지형과 경제구조 등 여건이 다르기에 현대차가 직접 운항 사업에 나설 수도 있고, 비행체만 판매·임대하고 유지·보수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전기를 동력으로 쓰는 비행체가 안전하게 뜨고 내릴 여건과 운항 기술 확보도 필요하다. 정부, 산업계, 학계 등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이유다. 비행체는 800볼트(V) 급속 충전 기반을 마련하고, 서울~부산 이동이 가능한 400㎞를 날 수 있는 수준까지 준비 중이다. 앞으로 차량 전동화와 수소 에너지, 자율주행 등을 위한 현대차의 미래 기술과 융합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비행체 개발 거점을 만들고, 관련 인력도 적극 확보할 계획이다.

그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인류에 도움이 되는 기업을 강조하는데 누구도 해보지 못한 UAM이야말로 인류에 기여하는 비즈니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의 항공우주분야 인재들이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육성하고 한국이 새로운 항공 산업의 중심이 되게 하고 싶다는 포부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현대자동차#도심항공모빌리티#uam비행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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