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12척 신화’ 회령진성 발굴조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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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지형 이용한 외벽 축조 확인

전남 장흥군 회진면 회진마을 뒷산에는 자연지형을 그대로 활용한 회령진성이 있다. 조선 성종 21년(1490년) 4월에 쌓은 만호진 성으로 남해에 출몰하는 왜구를 소탕하는 수군진이었다. 전쟁 때는 수군의 집결 장소로 사용됐고 평상시에는 군량과 군기를 쌓아두는 보급기지 역할을 했다. 현재 남아 있는 성벽의 총길이는 616m다.

회령진성은 이순신 장군의 12척 해전 신화가 깃든 곳이다. 백의종군을 끝내고 삼도수군통제사로 복귀한 이순신 장군이 300여 명의 주민과 회령진성에서 난파 직전인 배를 수리해 명량대첩에서 12척의 배로 왜선 133척을 물리쳤다.

장흥 회령진성의 훼손된 동벽 구조 등이 확인돼 고고학적 가치가 입증됐다.

27일 전남문화관광재단에 따르면 2월부터 4개월 동안 장흥 회령진성(전남도 문화재자료 제144호) 구조 파악을 위한 학술 발굴조사를 했다. 이번 조사에서 훼손된 회령진성의 동벽이 절벽과 급경사 등 자연지형을 활용한 돌로 외벽을 쌓고 안을 흙으로 채운 구조로 축조된 것을 밝혀냈다. 관련 시설로 추정되는 구덩이 4기와 기둥 1기를 추가로 발굴해 기록으로만 존재한 동벽의 흔적을 확인했다.

이번 조사로 장흥 회령진성은 ‘1490년(성종 21년) 4월 높이 13척, 둘레 1990척 규모로 흙과 돌을 섞어 쌓았으며 동벽은 벼랑 위에 쌓았다’는 성종실록의 기록을 고고학적으로 증명했다.

1872년 제작된 ‘장흥부 회령포진지도’에는 남문, 북문, 동문이 표현돼 있다. 성 안에 동헌 객사 장교청 사령청 군기고가, 성 밖에는 선소와 군 정박지가 묘사돼 있다. 그 흔적도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했다.

전남문화관광재단은 전남도 핵심 사업인 ‘이순신 호국·관광벨트 조성 사업’의 하나로 장흥 회령진성 발굴 조사를 추진했다. 앞으로 여수 해남 진도 완도 등 이순신 관련 역사와 유적, 문화 관광지를 체계적으로 조사해 복원·정비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주순선 전남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발굴조사 결과를 토대로 체계적인 학술 조사와 고증을 거쳐 장흥 회령진성을 전남의 대표적인 역사테마 관광 명소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 장흥#회령진성#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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