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수능 국어, 세밀한 분석 통해 전략 세워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한교평 이승호 대표 & 박상희 수능 국어 강사

이승호 한교평 대표(오른쪽), 박상희 수능 강사가 21일 오후 경기 성남시의 박 강사 사무실에서 대담하고 있다. 성남=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이승호 한교평 대표(오른쪽), 박상희 수능 강사가 21일 오후 경기 성남시의 박 강사 사무실에서 대담하고 있다. 성남=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멈춘 것 같지만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날짜는 재깍재깍 다가오고 있다.

2021학년도 수능은 12월 3일로 당초보다 2주 연기됐지만 결코 넉넉하게 여유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 예년보다 수능이 늦춰졌다고 해도 수능까지 남은 기간은 6개월 남짓. 학교에서 정상적인 학사 일정이 진행되지 않는 요즘은 스스로의 공부 비법을 갖고 집중하는 ‘자신과의 싸움’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올해 처음 치른 수능 모의고사였던 5월 21일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가 마무리된 지금이야말로 수능을 향한 본격적인 수험 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 과거의 공부 방식과 전혀 다른 전략이 필요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언어영역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대치동과 목동에서 ‘일타 강사’로 손꼽히며 박상희국어연구소를 운영하는 박상희 수능 국어 강사와 수능 국어 콘텐츠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교육평가인증(한교평)의 이승호 대표를 직접 만나 들어봤다.

―박상희 선생님은 학원가에서 명성이 자자했지만인터넷에서는 2년 차다. 박 선생님을 지난해부터 이투스의 한교평 메인 강사로 내세우셨는데….

이승호 대표=한교평에서 만든 콘텐츠는 국어 전공자들이 많은 시간을 공들여 제작했다. 우리가 노력한 만큼 연구해 강의해 주실 선생님을 찾았다. 또 오래 함께하고 믿을 수 있는 선생님을 찾았다.

2018년 겨울에 박 선생님께 도와달라고 요청은 했지만 사실 큰 기대는 안 했다. 스포츠로 치면 명문구단에 대표 선수로 가셔야 할 분이 신생구단에 오시는 것 아닌가. 그런데도 선뜻 응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강사들 중에 공부 잘 안하고 자신의 경험만 믿고 강의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박 선생님은 내가 아는 선생님들 가운데 가장 많이 연구하시는 분이다.

이투스에서 온라인 강의 제안이 왔을 때 과감하게 독점 계약을 제안했고, 그 강의는 박 선생님이 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투스가 우리를 전폭적으로 신뢰하면서 서로 윈윈할 수 있었다.

―한교평을 간단히 소개한다면….

이 대표=오로지 수능 국어 콘텐츠만 개발하는 한 우물을 파는 회사다. 애초 모든 과목을 다뤘지만 보다 밀도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싶어서 국어만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 한교평 부설 국어교육 연구소는 모든 직원이 국어와 국어교육을 전공한 분이다. 대부분 석박사급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수능 국어 모의고사인 한수 모의고사와 매월 학습할 수 있는 수능 학습지 한수달을 발간하고 있다.

한교평은 온라인에 강한 회사다. 외환위기로 큰 어려움을 겪던 1998년, 당시 PC통신 천리안에 다니던 선배가 “온라인으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만들어 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인터넷 자체가 생소하던 시기였지만, 학생들에게 콘텐츠를 직접 빠르게 제공할 수 있겠다는 점에 끌려 시작했다. 문제를 출제해 PC통신에 올리면 학생들이 다운로드를 받아 푸는 식이었다. 그렇게 20년간 쌓은 노하우로 한교평을 설립해 국어 교육 전문 회사로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공부를 힘들어 하는 아이들에게 조언한다면….

박상희 강사=
코로나19로 불필요한 방황과 고민을 하는 수험생이 적지 않다. 이런 시기에 6월 모의고사는 자신의 실력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하반기 학습 방향을 세워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다.

본인의 공부 계획에 맞춰 6월 모의고사를 실제 수능을 치르는 기분으로 준비해 보자. 시험이 끝나면 ‘매우 상세한 진단’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단순히 채점을 하고 오답을 복기하는 수준에 그치면 안 된다. 자신의 어떤 부분이 취약한지, 바닥까지 들여다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어떤 지문을 읽을 때 왜 불필요하게 시간이 많이 걸렸는지, 틀린 이유가 개념이 취약해서인지 접근법이 잘못됐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

―벌써 5월이 끝나간다. 지금 수능 국어를 시작하기에는 늦은 게 아닐까.

박 강사=절대 늦은 게 아니다. 수능까지 6개월 이상 남았으니 지금 빨리 시작하면 된다. 경중을 가리는 독해에 초점을 맞춰 보자. 문학이라면 출제자의 의도를 잘 이해하는 스킬을 키워야 한다.

일단 6월 모의고사를 치르면서 그 결과를 자기진단의 툴로 활용해야 한다. 모의고사는 자신의 실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수능 1년 스케줄 가운데 가장 중요한 6월 모의고사부터 수능까지 반 년 가까운 시간이 있다. 예전에 비해 자신의 실력을 파악한 뒤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 것이다. 굉장히 귀한 시간이다. 6월 모의고사로 올해 수능의 출제 경향을 파악하고 제대로 된 교재로 공부한다면 시간은 충분하다.

―국어는 어렵다며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다.

박 강사=자기주도 학습이 되는 상위권 학생들은 코로나19로 늘어난 자습 시간을 알차게 활용하지만 중 하위권 학생들은 아예 손을 놔 버리기도 한다. 모의고사, 기출문제, EBS 교재 같은 식으로 지금이라도 수능까지 끝내야 하는 콘텐츠를 구체적으로 정한 뒤 차근차근 풀어 보자. 무조건 혼자 파는 식보다는 인터넷 강의 등을 따라가며 호흡을 유지할 필요가 있겠다. 그러면서 자신의 약점을 파악해 보자. 예를 들어 과학 지문이 어렵다면 ‘해당 부분의 기출 X세트+비기출 X세트’ 식으로 정해 풀면서 보완하는 것이다.

―수능을 앞둔 고3은 어떻게 국어 공부를 해야 할까.

이 대표=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덩어리를 끌어안고 있으면 어렵다”는 말을 자주 해 준다. 방대한 국어를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생각하면 엄두가 안 나고 막막하다. 그럴 때 쪼개서 접근하면 도움이 된다. 화법, 작문, 문법, 문학을 각각 나눠 쪼개져 있는 패턴을 정형화해 학습해 보자. 멀리서 산을 바라보면 한없이 높아 보이지만, 한 발짝씩 올라 가면 어느새 정상까지 갈 수 있다. 덩어리를 끌어안고 고민하지 말고 게임 스테이지를 하나씩 깨 간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면 나도 모르는 사이 국어 전체가 눈에 들어올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어떻게 선생님을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해 한다.

박 강사=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다가 방황하던 시절이 있었다.(웃음) 늦게 사춘기를 맞은 것처럼 사회부적응자가 되는 것 같았다. 우연한 기회에 대학 과 동기 권유로 학원에 이력서를 넣었는데 덜컥 합격했다. 강사 경험이 전혀 없었는데도 이력서를 잘 쓰고 목소리가 강사에 제격이라는 이유로 당시 1등 학원인 재종학원에서 일하게 됐다. 첫 번째 강사 평가에서 꼴찌였는데 6개월 뒤 평가에서 최우수 강사가 되면서 자리를 잡았다.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적게는 4시간, 많게는 10시간 이상 수업을 연구했다.

―한교평 교재의 강점은….

박 강사=
수능 강의를 하면서 늘 좋은 교재에 목이 말랐는데 한교평 교재가 채워줬다. 평가원 출제 경향과 패턴을 그대로 녹여냈고, 무엇보다 고난도 문항의 퀄리티가 압도적이었다. 억지로 꼬아서 어려운 문제를 만드는 시중의 다른 모의고사와는 달랐다. 자연스럽게 언어적 능력과 연결지어 킬러 문항을 만들어 냈다는 점이 훌륭하다고 판단했다.

대치동에서 한수 모의고사가 잘 알려지지 않던 시기에 과감히 교재로 썼다. 나를 믿고 수강신청을 한 학생들을 위해 자체 연구도 꾸준히 했다. 2019년부터 인터넷 강의해서 한수 모의고사와 한수달을 독점 해설하게 됐는데, 나로서도 멀리 날 수 있는 날개를 하나 더 단 것 같다.

―일부에서는 한교평 교재가 너무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이 대표=
고3 현역 학생들 중 그런 반응이 있다. 반면 많은 모의고사를 풀어 본 N수생들은 ‘정말 좋다’고 칭찬한다. 그만큼 실제 시험에 대비하기 좋은 교재라는 뜻이다. 어렵게 훈련한 선수가 실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법이니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사회공헌 활동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대표=
한교평의 수익 창출은 사회 환원 프로그램을 위해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려운 청년들을 도와주기 위해 별도의 사단법인도 뒀다. 사회환원 프로그램의 취지는 간단하다. 저소득층 아이들이게 공부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지방으로 갈수록 공부할 만한 자료가 없어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많다. 장학생도 선발하고 있다. 일각에서 “돈 벌어서 뭐 할거냐”라고들 묻는데, 그 질문에만큼은 사명감을 갖고 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에듀플러스#교육#한교평#인터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