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서에 불 붙었다…백악관 잇단 확진자 발생에 美 발칵

뉴욕=박용 특파원 입력 2020-05-10 19:53수정 2020-05-10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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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 들어간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 사진출처 뉴시스
미국 50개 주 가운데 47개 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령을 완화하고 있는 가운데 ‘방역의 심장부’인 백악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과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스티븐 한 식품의약국(FDA) 국장 등 ‘야전사령탑’ 격인 보건당국 수장 3명까지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의 총책임자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케이트 밀러 대변인(28)은 8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현재 증상은 없다”고 밝혔다. 그의 남편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보좌관(34)은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의 개인 비서도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을 경호하는 백악관 비밀경호실 파견 군인의 감염이 확인된 데 이어 펜스 부통령 측근까지 감염되자 백악관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특히 밀러 대변인이 참석한 코로나19 TF에 불똥이 튀었다. 9일 레드필드 CDC 소장이 2주의 재택근무를 시작했고 파우치 소장도 제한된 자가 격리에 들어간다고 CNN은 전했다. 전날 한 FDA 국장도 감염자에게 노출됐다는 이유로 2주간 자가 격리를 시작했다. 세 사람은 음성 판정을 받기는 했지만 예방 조치로 재택근무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2일로 예정된 이들의 미 상원 코로나19 대응 청문회 참석도 불확실해졌다. 불을 꺼야 하는 소방서에 불이 붙은 셈이다.


백악관은 직원에게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고 체온검사 등의 조치를 강화했다. 하지만 백악관 파견 군인의 코로나19 감염보고를 받고 ‘용암을 뿜어내듯 화를 낸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들과의 면담 등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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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조기 봉쇄령 해제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미 47개 주가 경제활동 재개를 위해 봉쇄령을 완화한 가운데 애플도 일부 주에서 애플스토어를 열었고, 구글은 6월부터 일부 직원의 근무 재개를 예고했다. 미 국무부는 본부와 해외공관 업무를 정상화하기 위해 1일부터 3단계 ‘재가동 플랜(계획)’인 ‘디플로머시 스트롱’ 계획을 시작했다고 CNBC 등이 전했다. 하지만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인의 68%가 자신의 주가 너무 일찍 경제를 재개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민주당 인사들의 비판도 거세다. CNN이 9일 공개한 음성 파일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전날 예전 백악관 참모들과의 30분간 전화 통화에서 현 상황에 대해 “‘내게 뭐가 이익이 되는지’ ‘다른 사람은 관심 없다’는 생각이 정부에 작동하면서 완전히 혼란스러운 재난이 됐다”고 비판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8일 트위터에 한국과 미국이 비슷한 시기 첫 확진자가 나왔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오늘(8일) 한국은 하루 평균 발생하는 신규 확진자 수가 사태 초기보다 90%나 줄어든 반면 미국에선 7만 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고 실업률은 14.7%를 기록했다”라며 “차이점: 전문가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유능한 정부 (여부)”라고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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