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살리겠다던 부산화폐 ‘동백전’ 존폐 기로에

조용휘 기자 입력 2020-05-08 03:00수정 2020-05-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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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백 남발하다 예산부족 초래… 부산시 “예산 바닥나면 운영 중단”
이달부터 혜택 줄이며 이용자 불만… 시민들 “지속가능한 대책 마련해야”
지난해 12월 30일 발행된 체크카드 형태의 부산 지역화폐인 ‘동백전’ 출시 기념식에서 관계자들이 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부산시 제공
지난해 말 발행한 부산 지역화폐인 ‘동백전’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동백전은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 방지와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의 매출 증대를 위해 만든 체크카드 형태의 지역화폐다. 부산의 꽃(市花)인 ‘동백’과 돈 ‘전(錢)’을 합친 말인 동백전에는 100가지 혜택을 똑같이 나눠 준다는 뜻도 담겼다.

하지만 운영주체인 부산시는 사용금액에 따라 지원하는 캐시백을 무계획적으로 추진하다 예산 부족에 부닥쳤다. 시는 예산이 바닥나면 캐시백을 중단할 예정이다.


부산참여연대와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는 7일 오후 부산시청 앞에서 동백전 운영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동백전이 불안정한 운영 시스템과 예산 대책 미비 등으로 존폐 기로에 있지만 시는 실적만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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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전 발행 금융기관으로 기존 하나은행에 최근 부산은행까지 뛰어들었으나 여전히 노인이나 청소년이 발급받기엔 불편한 점이 많고, 지역화폐 취지에도 맞지 않는 사용처(가맹점) 확대를 꾀한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시가 올해 1조 원을 목표로 한 동백전의 7일 현재 충전금액은 5252억 원, 가입자는 77만4753명에 이른다. 시는 당초 1월 말까지 월 사용한도 100만 원에 10%를 돌려주는 캐시백 혜택을 주기로 했다. 하지만 가입자가 늘지 않자 이 혜택을 4월 말까지 세 차례나 연장했다.

무계획적으로 혜택을 추진하다 보니 확보한 캐시백 예산 500억 원이 고갈될 위기에 처했다. 현재까지 동백전의 결제금액 4720억 원에 대한 캐시백 지원 예산은 456억 원. 시가 추경을 통해 100억 원을 확보한다지만 이 같은 추세라면 예산이 곧 바닥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시는 이달부터 동백전 캐시백 혜택을 월 사용한도 50만 원에 6%로 줄였다.

한도와 혜택이 줄어들자 동백전 이용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김모 씨(52)는 “그동안 한 달에 100만 원을 쓰면 10만 원을 돌려받았는데 이제는 50만 원 사용에 3만 원만 돌려받아 오히려 손해 보는 느낌”이라며 “다른 카드와 큰 차이가 없는 같다”고 말했다.

동백전 운영사인 KT에 지급하는 수수료도 문제다. 서버 관리 등에 시가 KT에 지급하는 운영수수료는 발행금액의 1% 안팎인데 발행금액이 1조 원이면 수수료로 100억 원이 들어간다. 그동안 수차례 크고 작은 서버 오류로 이용자들의 불편이 끊이지 않았다.

부산시의회 곽동혁 의원은 최근 시정 질의에서 “캐시백을 일회성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곽 의원은 사용액 구간별 캐시백 지급, 아동수당이나 재난지원금 동백전으로 지급, 수수료 문제 개선 등을 지적했다.

지적이 잇따르자 시는 7일 비대면 유통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동백전을 활용한 ‘공공 모바일마켓 플랫폼’을 9월까지 구축한다고 밝혔다. 지역경제 주체별로 개별 앱을 만들어 이를 동백전에 링크하는 방식으로 플랫폼을 구축한다. 또 업체 자체적으로 할인을 유도하는 등 지속 가능한 모델로 성장시키고,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모바일 앱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동백전 앱에 동백시장(전통시장), 동백상회(쇼핑몰), 동백식당(전화주문)을 결합해 소상공인과 지역 식당을 돕고, 지역 중소기업 판로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근시안적인 시의 동백전 캐시백 운영 방침에 시민들의 상실감은 클 수밖에 없다”며 “캐시백 예산이 소진된 후에도 지속가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지역경제#동백전#부산화폐#캐시백#예산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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