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국 긴급사태’ 발령에도…마트·책방·놀이터에 인파 ‘북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0일 15시 36분


코멘트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16일 전국에 긴급사태를 발령했지만 대도시 주택가 인근 마트, 책방, 놀이터 등에는 여전히 인파가 밀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방역 대책이 허술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통신사 NTT도코모가 스마트폰의 위치정보를 익명화해 발표한 ‘모바일 공간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도쿄 대표 번화가인 신주쿠와 시부야의 18일 유동 인구는 코로나19 감염이 확대되기 전인 1월 18일~2월 14일 평균치보다 각각 80.2%, 77.8%씩 줄었다. 같은 기간 오사카 우메다역과 요코하마역 유동 인구도 각각 84.1%, 77.5% 감소했다.

반면 주택가 상점과 재래시장에는 생필품을 사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유동인구 감소폭이 크지 않았다. 도쿄의 고급 거주지 아자부주반, 전통시장이 있는 스가모는 같은 기간 유동 인구 감소폭이 각각 28.4%, 10.0%에 그쳤다.

심지어 도쿄 상점가인 도고시긴자는 긴급사태 선포 전보다 유동 인구가 늘었다. 도쿄에 긴급사태가 선포된 이달 7일부터 13일까지 도고시긴자의 유동 인구는 직전 6일보다 오히려 55% 증가했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19일 기자가 도쿄 아파트 밀집지역인 도요스를 찾았을 때도 비슷한 상황을 목격할 수 있었다. 대형마트에는 쇼핑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 줄을 서서 입장해야 했다. 마트 내 푸드코트 역시 극도로 혼잡했다. 인근 헌책방에서는 마스크도 안 쓴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 책을 보고 있었다. 그 어디에서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마이니치신문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생필품 구입을 위한 외출은 괜찮다’고 발표한 것이 오히려 혼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람들이 ‘번화가에만 안 가면 된다’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동네 상점에서의 집단 감염 우려가 높아지자 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편의점, 대형마트 측은 최근 계산대에 투명 비닐을 씌워 손님과의 접촉을 차단시키고 있다. 일본 전국슈퍼마켓협회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마트는 놀이터나 레저 공간이 아니다. 최소한의 인원만 방문해달라”고 호소했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