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정치

北 역대 최대 黨전원회의… 김정은의 ‘새로운 길’ 최종결정 임박

입력 2019-12-30 03:00업데이트 2019-12-30 05:36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국방 건설’ ‘전략적 지위’ 표현… 4월 열린 전원회의 땐 언급 안해
한해 두차례 회의 개최도 이례적… 미국과 강대강 대치 가능성 시사
새해부터 고강도 도발 나설 수도… 中-러시아의 자제 메시지 변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8일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오른손을 치켜들고 발언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회의에서) 우리 국가의 전략적 지위와 국력을 가일층 강화하기 위한 투쟁노선과 방략이 제기될 것”이라고 29일 보도했다. 뉴스1
“새로운 역사적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관건적 시기에 (전원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북한이 ‘역사적 전환’을 언급하며 ‘새로운 길’이 최종 결정 단계에 들어갔음을 공개적으로 알렸다. 29일 조선중앙통신은 “새로운 승리를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적 문제들이 의정으로 상정됐다”며 전날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개최 사실을 보도했다. 특히 북한이 ‘핵(核) 강국’을 강조할 때 사용하는 표현인 ‘전략적 지위’ 강화 방침의 새로운 노선을 강조하면서 미국과 ‘강 대 강 대치’에 돌입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 역대 최대 당 전원회의… 지방 간부까지 소집

북한이 고집하고 있는 ‘연말 시한’을 사흘 앞두고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는 28일 김 위원장의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개최됐다. 이곳은 2013년 3월 김정은 시대를 맞아 첫 당 전원회의가 열렸던 장소다.

김일성 시대인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이틀간 열린 이번 전체회의는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국 상무위원과 위원 및 후보위원, 그리고 200명 안팎의 당 중앙위원회 위원 및 후보위원 등이 참석했던 통상의 전원회의와 달리 이번 회의엔 각 도의 인민위원장 및 시, 군당 위원장 등 전국 각지의 관리들까지 소집돼 참석 인원이 9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전원회의가 한 해 두 차례 열린 것도 이례적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에는 4월 전원회의를 한 차례 직접 주재했다. 올해엔 4월 전원회의를 가진 뒤 8개월 만에 다시 회의를 소집했다.

통신은 “국가 건설과 국방 건설에서 나서는 중대한 문제가 토의될 것”이라며 국방 건설이 핵심 안건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전략적 지위와 국력을 가일층 강화하기 위한 투쟁노선과 방략(방법과 책략)이 (전원회의에서) 제시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국방 건설’과 ‘전략적 지위 강화’는 북-미 대화 국면이 이어지던 지난해와 올 4월 전원회의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표현이다. 이에 대해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핵 무력을 포함한 국방력을 강화하는 메시지가 추후 나올 수 있어 등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경제통’인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등 당 지도부 개편 가능성도 제기됐다. 통신은 이날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을 거론했지만 김 위원장과 함께 형식적으로 ‘3인 체제’를 구성하는 박 부위원장은 언급하지 않았다. 박 부위원장은 ‘자력갱생에 의한 경제 건설’ 노선을 채택한 올 4월 전원회의 당시 내각 총리에서 당 부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박정천 군 총참모장은 모두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 ‘숨고르기’ 이후 신년부터 도발 재개될 듯

북한이 전원회의를 열고 노선 변경을 예고하면서 새해 본격적으로 고강도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신년엔 국제사회의 관심을 일거에 집중시킬 만한 도발을 몰아치기로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북한이 연말까지는 ‘우리도 참을 만큼 참고 있다’는 명분을 쌓은 뒤 신년사를 기점으로 연쇄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것.

다만 국제사회가 일제히 나서 북한에 ‘대화 국면 유지’를 압박하고 있는 것은 변수다. 북한이 지난 약 2년간 외교관계 복원에 공을 들여온 중국과 러시아가 ‘도발 자제’ 메시지를 발신하면서 김 위원장도 초고강도 도발 재개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홍 실장은 “북-중, 북-러 관계가 어느 정도 복원된 상태라 북한이 무턱대고 ‘마이웨이’하기엔 다소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외교가에선 북한이 내년 1월로 예정된 미국 상원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심판 이후 ‘핵군축 협상’을 목표로 미국과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한기재 record@donga.com·손효주 기자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