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누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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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선 민주주의/낸시 매클린 지음·김승진 옮김/524쪽·1만9000원·세종서적

미국 보수 경제학자와 억만장자들이 은밀하게 결합했다. 이들은 서서히 사회를 오른쪽 끝으로 몰고 간다. 노조를 없애고 공교육을 사유화하며, 투표율까지 낮추는 미국의 변화가 모두 이들 손을 거친 일이라면 어떨까.

미국 듀크대에서 역사학, 공공정책학 교수인 저자는 6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미국을 변화시킨 보수주의자들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그가 꼽은 이 변화의 두 가지 핵심 축은 1986년 ‘공공선택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제임스 맥길 뷰캐넌과 ‘코크 인더스트리즈’의 억만장자 오너 찰스 코크다. 사상과 자본으로 무장한 이들은 자본주의를 민주주의로부터 구할 소명을 공유했다. 사회적 책임과 평등주의적 가치를 신봉했던 미국 대중도 이들에게 휘둘리기 시작했다.

변화는 모세혈관처럼 사회 곳곳으로 뻗어나간다. 노동계약 기간은 점차 줄어들었고, 노조 가입률은 현저히 낮아졌다. ‘오바마 케어’의 예산을 깎기 위한 전국 규모의 시위도 “잘 기획되고 조정된 전국적 운동”이었다. 저자는 이를 “막대한 권력자들이 특권에 어떤 간섭도 들어오지 않게 하기 위해 인구 집단을 병리적이고 왜곡된 방식으로 분할하려는 운동”이라며 “민주주의의 퇴행”이라고 일갈한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벼랑 끝에 선 민주주의#낸시 매클린#김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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