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파 지역 뮤지션 공연, 대구에서 즐기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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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문화예술분야 사회적 기업… 뮤지션들에 저렴한 무대 제공
관객들은 수준 높은 공연 즐겨… 市 “꿈-끼 펼치도록 적극 지원”

대구 중구 남산동의 라이브 음악공연장 락왕에서 지난달 31일 예비사회적기업 희망정거장이 마련한 음악공장 무대에서 실력파 뮤지션 호우밴드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희망정거장 제공
대구 중구 남산동의 라이브 음악공연장 락왕에서 지난달 31일 예비사회적기업 희망정거장이 마련한 음악공장 무대에서 실력파 뮤지션 호우밴드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희망정거장 제공

대구 중구 남산동 라이브 음악공연장 ‘락왕’. 지역 뮤지션들에게는 성지로 불리는 이곳에서 지난달 31일 서울 홍대 앞 라이브클럽 못지않은 무대가 펼쳐졌다. 워킹애프터유 매드킨 혼즈 호우밴드처럼 내로라하는 지역 뮤지션의 라이브 콘서트 ‘음악공장’이 열린 것. 이날 공연 입장료는 2만 원. 학생 및 커플 할인을 비롯한 각종 이벤트 할인을 받으면 1만 원에도 관람할 수 있었다. 공연을 관람한 박민정 씨(27·여)는 “지역에서 단돈 1만∼2만 원으로 여러 실력파 뮤지션의 공연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무대를 제공할 수 있는 건 락왕을 운영하는 예비사회적기업 ‘희망정거장’이 있어 가능했다. 희망정거장은 지난해 4월부터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오후 8시 ‘음악공장’을 열고 있다. 지역 뮤지션들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하는 공연이다. 12일까지 지역 뮤지션 28개 팀이 무대에 올랐다. 지역 방송국도 관심을 가져 대구MBC가 매주 3, 4회 1곡 분량의 필러(자투리시간에 편성하는 영상) 형식으로 방송하고 있다. 유튜브에도 공연 영상을 올린다. 류선희 희망정거장 대표(45)는 “사회적기업 형태라서 각종 지원이 많아 수익보다는 공익에 초점을 더 맞출 수 있다”며 “희망정거장이라는 이름처럼 지역 예술인들이 더 나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공익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추구하는 사회적 경제가 지역 문화예술인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길러주는 토양이 되고 있다. 이들이 설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해 창작활동의 저변을 넓혀주고 관객의 문화욕구를 충족시켜준다.

‘꿈꾸는 씨어터’는 지역의 대표적 문화예술분야 사회적 기업이다. 2009년과 2010년 각각 예비사회적기업과 사회적기업에 지정됐다. 2013년 남구 대명동 앞산호텔 별관 지하 1층 옛 나이트클럽을 빌려 창작·예술공간으로 개관했다. 객석 123석을 갖춘 이곳에서는 뮤지컬과 국악 타악 퓨전마당놀이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연간 200회가량 열린다. 지역 예술인에게는 공연장을 무료로 빌려주기도 하고 공연기획을 돕기도 한다. 전문예술단을 통해 자체 공연도 선보인다.

김강수 꿈꾸는 씨어터 대표(42)는 “지역에 공연장은 많지만 비용 등의 문제로 지역 예술인이 무대에 서기가 쉽지 않다”며 “이들이 좋은 작품을 만들어 안정적으로 무대에 서고 관객은 양질의 공연을 향유하는 선순환 문화생태계 구축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여성 3인조 국악밴드 ‘나릿’은 2014년 대구시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팀으로 선정돼 지역을 주제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다. 첫 앨범 ‘令(령) 바람 쐬러가자’는 대구 약령시와 청라언덕 동성로 같은 대구 곳곳의 이야기를 담은 곡으로 채웠다. 이들 공간에 담긴 고유의 스토리를 담은 공연을 펼치기도 한다. 현재 예비사회적기업 지정이 검토되고 있다.

현재 대구지역 사회적기업 123개 가운데 문화예술분야는 모두 27개다. 대구시 사회적경제과 관계자는 “지역 예술인이나 단체가 더 안정적으로 창작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최근 사회적기업을 설립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이들이 지역에서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
#락왕#호우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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