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들안길 프롬나드 조성사업 재시동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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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변경하고 주민참여 확대… 파리 샹젤리제 거리가 모델
지역 관광명소 발돋움 기대

15일 대구 수성구 호텔수성에서 들안길의 차로를 줄이고 인도를 넓혀 산책로를 조성하는 프롬나드 조성 사업에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타운홀 미팅이 열렸다. 대구 수성구 제공
15일 대구 수성구 호텔수성에서 들안길의 차로를 줄이고 인도를 넓혀 산책로를 조성하는 프롬나드 조성 사업에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타운홀 미팅이 열렸다. 대구 수성구 제공
한동안 답보 상태에 있던 대구 수성구의 들안길 프롬나드(promenade·산책길) 조성 사업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우려됐던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설계를 바꾸고 주민 참여를 확대하면서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22일 수성구에 따르면 2016년 11월부터 2년간 중단했던 들안길 프롬나드 조성 사업의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최근 다시 시작했다. 내년 1월쯤 용역을 완료한 뒤 3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내년 말까지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프롬나드는 산책 또는 산책길이라는 뜻의 프랑스어다. 수성구는 60억 원을 들여 대구의 대표적인 먹거리 타운인 들안길의 왕복 8차로 도로를 왕복 4∼6차로로 줄이고 인도를 넓혀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나 전북 전주의 첫마중길처럼 보행자 친화지역으로 조성하려고 했다.

2015년 10월 국토교통부의 도시활력증진사업에 선정됐고, 2016년 5월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에 착수했다. 사업의 핵심은 차로 수를 줄인 들안길 1.2km 구간의 도로 중앙에 보행구간인 프롬나드와 조경시설을 설치해 걷고 싶은 거리로 만드는 것이었다.

또 프롬나드가 끝나는 구간인 들안길 삼거리에 횡단보도를 설치해 시민들이 들안길과 수성못을 걸어서 오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었다. 이렇게 하면 들안길이 수성못과 연계돼 침체된 상권도 살리고, 관광 명소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도로 중앙에 프롬나드를 설치하면 들안길 삼거리에서 지산동 방향으로 좌회전이 어려워지고, 그 여파로 들안길과 주변 도로에 교통체증이 생겨 교통난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구시와 대구지방경찰청이 난색을 표했다. 들안길 주변 주민들도 주택가 골목의 주차난을 우려해 사업에 반대했다.

올해 7월 김대권 수성구청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프롬나드 사업은 전환점을 맞았다. 기존에 불거진 문제점을 보완해 사업을 재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프롬나드의 위치다. 기존에 도로 중앙에 설치하기로 했던 프롬나드를 도로 가장자리로 옮기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 들안길 삼거리에서 지산동 방향으로 좌회전이 가능해 들안길은 물론이고 주변 도로의 교통 소통이 원활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주민과 상인들이 사업 계획 수립에 참여한다. 프롬나드 조성 사업이 상인과 주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들의 의견을 사업에 적극 반영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31일 수성구 의원과 주민 32명으로 구성된 들안길프롬나드운영위원회를 구성했다.

15일에는 호텔수성에서 들안길 프롬나드 타운홀 미팅이 열렸다. 프롬나드를 조성할 때 예상되는 장점과 우려되는 점 등을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마려하는 자리였다. 행사에 참석한 주민 200여 명은 토론을 통해 주차공간 확보(65표)를 개선 방안 1순위로 꼽았다.

수성구는 들안길 지하에 주차장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0억 원을 들여 차량 200대를 댈 수 있는 지하주차장을 만드는 것이다. 수성구 관계자는 “이달 초 타당성 검토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며 “국비 지원 등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들안길 프롬나드 조성 사업은 수성구 도시재생의 출발점”이라며 “수성구형 도시재생의 성공 모델로 만들어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의 대표적인 명소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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