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재생에너지 단지 조성, 도약 디딤돌 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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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새만금개발청장 인터뷰

이철우 새만금개발청장은 “새만금 재생에너지 단지는 ‘고작 태양광’이 아니라 새만금이 환황해권 중심지로 도약하는 데 또 하나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만금 개발청 제공
이철우 새만금개발청장은 “새만금 재생에너지 단지는 ‘고작 태양광’이 아니라 새만금이 환황해권 중심지로 도약하는 데 또 하나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만금 개발청 제공
“30년 기다린 새만금에 고작 태양광 패널을 깔자는 거냐.”

“재생에너지는 새로운 전략사업 모델이자 새만금 내부 개발을 앞당길 촉매제다.”

정부가 지난달 30일 전북 군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을 열어 새만금에 대규모 태양광과 해상 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뒤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전북도와 군산시 등 자치단체와 도내 재생에너지 관련 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제야 내부 도로망 공사가 진행 중이고, 물이 많은 새만금에 매립이 끝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도 없는 상황에서 본격 개발 전까지 한시적 활용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군산조선소와 GM 자동차 공장 폐쇄로 심각해진 군산 지역경제에 일자리 제공 등 긴급 수혈이 가능하다는 점도 찬성 배경이다.

시민단체들은 찬반이 엇갈린다. 신재생에너지라는 큰 틀에는 공감하지만 새만금 사업 위축 가능성과 공론화 과정 생략을 지적하고 있다. 전북도민들에게는 역대 정권이 만든 새만금에 대한 부정적 학습효과도 남아 있다. 새만금 사업을 총괄하는 이철우 새만금개발청장을 만나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민주평화당 등에서는 바다를 매립해 국제협력용지 등으로 만들어야 할 곳에 수상태양광을 설치하면 그만큼 개발사업이 늦춰질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한다고 해서 ‘환황해 경제중심지’라는 새만금의 목표를 포기한 것이 아니다. 새만금의 목표는 변함이 없고 당초 계획대로 산업연구용지, 국제협력용지, 관광레저용지 등으로 개발할 것이다. 재생에너지 발전을 통해 얻어진 수익을 새만금 개발에 재투자하고 재생에너지 연구단지와 관련 제조업 등 클러스터를 조성함으로써 오히려 새만금 개발을 앞당길 것이다. ‘고작 태양광’이 아니라 재생에너지가 새만금이 환황해경제권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데 디딤돌이 될 것이다.”

―새만금을 미래의 부가가치가 높은 방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은데….

“새만금은 광활한 간척지에 일조량이 풍부하고 바람이 강한 데다 인근에 대규모 전력망이 설치되면서 송·변전 계통 연계도 쉬워 재생에너지 사업의 최적지로 꼽힌다. 일부에서 새만금을 태양광으로 도배한다고 하는데 과장된 표현이다. 재생에너지 지역은 새만금 전체 면적(409km²)의 9.4%(38.3km²)로 10분의 1이 안 된다. 대상 지역의 70%는 현재 수면이다. 새만금은 한꺼번에 다 매립할 수 없고, 매립한다고 해도 단시일 안에 분양되지 않기 때문에 단계적 개발이 불가피하다. 나중에 개발될 지역을 우선 발전단지로 활용해 수익을 재투자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수면 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면 녹조가 생기고, 패널과 조류 배설물로 인한 오염 가능성을 제기하는데….

“국내에서 사용하는 태양광 패널은 실리콘(일종의 유리) 재질이어서 카드뮴 같은 유독 성분이 없다. 패널을 세척할 때에도 조류 배설물 등을 씻어낼 때만 특별히 수돗물을 사용하고 일반적으로는 빗물에 의한 자연 세척에 의존한다. 미리 걱정하기보다 효과적인 감시시스템을 갖추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이 청장은 끝으로 재생에너지로의 이행은 세계적 추세라고 강조했다. 구글,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RE100(Renewable Energy 100·일정한 목표연도까지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약속) 캠페인의 확산으로 주요 기업이 대규모 재생에너지 단지가 조성된 곳에 공장을 짓지 않을 수 없게 되고, 이에 따라 새만금에 기업 유치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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