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뒤 결전” 韓-中 배터리 공장 신증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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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이후 전기차 급성장 겨냥
SK이노베이션 미 공장 샬럿 등 2~3곳 유력 검토
LG화학, 中난징 제2공장 내년 완공
삼성SDI는 헝가리에 증설 검토
中 CATL-BYD, 獨-英에 신설 추진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신설 후보지가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을 포함한 2~3곳으로 좁혀졌다. 샬럿이 속한 미국 남동부에는 BMW와 현대차, 기아차 공장이 포진해있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업들이 2020년 이후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겨냥해 완성차 기업의 본거지에 공장 신증설을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현지 공장 신설 후보지로 샬럿을 포함한 2~3곳을 최종 검토 중이다. 투자금액은 조 단위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BMW의 3대 생산공장 중 한 곳이 위치한 스파르탄버그에서 차로 2시간이 채 안 걸리는 등 지리적 이점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 외에도 내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건설 중인 헝가리 코마론의 생산 공장 바로 옆에 제2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아직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미미한 SK이노베이션이 조만간 현실화될 전기차 수주전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선제적 투자에 나선 것이다. 수주에 맞춰 증설하던 기존 전략도 사실상 폐기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미국 공장 신설에 대해 “배터리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서 공급을 맞추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수주가 먼저인지, 증설이 먼저인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도 완성차 업체가 많은 유럽, 중국에 공장을 늘리고 있다. LG화학은 지난달 중국 난징에 2조1000억 원을 투자하는 제2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현재 LG화학 4개 공장의 총생산능력은 연간 30만 대 수준이다. 내년에 난징 제2공장이 완공되면 추가로 50만 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LG화학 관계자는 “중국 난징의 2개 공장은 아시아 지역의 수출 기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도 올해 4월 가동을 시작한 헝가리 괴드의 배터리 공장 증설을 검토 중이다.

정부의 보조금 지원을 바탕으로 성장하던 중국 기업들도 유럽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 1위이자 일본 파나소닉과 세계 1위를 다투는 CATL은 유럽 완성차 산업 본거지인 독일 중부 에르푸르트에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최근 마이타스 젠트그라프 CATL 유럽총괄 대표는 “당초 2022년으로 예정됐던 생산 개시 시점을 2020년으로 앞당기기 위해 공기를 단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2위 업체인 BYD 역시 영국에 공장을 짓기 위해 영국 정부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주요 배터리 업체들이 이처럼 발 빠르게 나서는 공장 신증설은 2020년 이후의 ‘진검승부’를 겨냥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SNE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 규모는 2019년 612만 대에서 2025년 2213만 대로 6년간 3배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2020년부터는 중국도 보조금 제도가 폐지되면서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의 주요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완성차 제조사 입장에서도 배터리 생산기업의 입지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주는 20일(현지 시간)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의 생산량은 배터리 생산총량에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전기차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단기간에 양질의 배터리를 공급받을 수 있는 환경이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이 때문에 유럽 국가들은 지난달 유럽연합(EU) 차원에서 ‘2020년까지 세계 전기차 배터리 30% 역내 생산’을 목표로 각종 지원을 제공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전기차#배터리#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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