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화장실 무료 생리대 지급기 운영… “여탕 수건 꼴” 싹쓸이 우려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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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8일 14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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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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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위치한 공공시설 여성 화장실 10곳에 무료 생리대 지급기가 비치됐다. 이를 반기는 의견이 있는 한편, 생리대가 남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는 8일부터 여성의 건강권 증진과 일상생활의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공공시설 여성 화장실 10곳에 ‘무료 생리대 지급기’ 운영 시범 사업을 실시한다.

지난 2016년 저소득층 청소년들이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신발 깔창 등을 생리대 대용으로 사용하는 실태가 알려지면서 공공기관의 무료 생리대 지급이 시작됐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들은 여성가족부와 국비 매칭사업으로 중위소득 50% 이하와 한부모가족지원법 지원 대상 만 11∼18세 여성에게 월 1만 원 상당의 생리대를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는 한발 더 나아가 저소득층 10대 여성으로 특정됐던 지원 대상을 여성 모두에게로 확대한다. 무료 생리대 자판기 유형은 총 두 가지로 ▲ 레버를 돌리면 생리대가 무료로 나오는 지급기 ▲ 안내데스크에 비치된 코인을 가져가서 투입구에 넣고 레버를 돌려 생리대가 나오게 하는 코인형 지급기가 있다. 자판기 유형은 10곳의 운영 기관에서 각각 결정했다.

누리꾼 일부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밖에서 갑자기 터지면 얼마나 당황스러운데 비상용 있으면 그나마 마음은 편하겠다”(rk****), “당연한 일이다. 생리대는 여성에게 필수품이고 밖에서 급하게 필요할 때도 있는데. 이런 제도는 정말 필요하다”(y****) 등의 의견을 내놨다.

그러나 소수 여성이 무료 생리대를 몽땅 가져갈 것을 염려하는 사람도 많다. 온라인에는 “장담하는데 자기 꺼 있어도 저거 쓸 듯”(j****), “가져갈 인간들은 가져간다. 돈을 몇십 원이라도 받지 않으면 얼마 못 감. 국민들 양심 갖고는 힘들다”(m****), “여탕에 무료수건 비치하는 거랑 비슷한 꼴 날 듯”(so****), “다 쓸어가고 정작 필요한 사람이 쓰려면 없을 텐데”(sa****) 등의 지적이 있었다.

성차별적인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일부 사람들은 “남자들 세금 쓰는 소리가 들리네. 남자들 알게 모르게 차별 많이 받네”(t****), “저거 다 세금 아니냐? 여자세를 걷어서 하던가 해라”(w****) 등의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8일 동아닷컴에 “이같은 우려를 막기 위해 코인형 지급기가 나온 것”이라며 “어떤 방법을 택할지는 각 공공기관에서 선택했다. 무료 자판기는 4곳, 코인형은 6곳에 비치됐다. 이번 시범사업은 세계적인 사례가 없어서 얼마나 이용하실지, 운영하시는 분들이 어떤 것을 느끼시는 지 등을 계속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올해 연말까지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료 생리대가 설치된 10곳은 광진청소년수련관, 구로청소년수련관, 서울도서관, 서울시립과학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역사박물관, 북서울미술관, 서울여성플라자, 중부여성발전센터,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이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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