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개헌, 이번 국회 골든타임 놓쳐선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18일 00시 00분


코멘트
문희상 국회의장이 어제 제헌절 70주년 경축사를 통해 “올 연말까지 여야가 합의된 개헌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국회의장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의장은 정치 파행의 악순환이 이어지는 이유가 “모든 힘이 최고 권력자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현재의 권력구조에 있다”며 개헌 시한까지 명시해 개헌 이슈를 되살려 내려 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국회에서 개헌논의가 재개되면 개혁입법 등 다른 이슈가 묻힐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반면 바른미래당은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영수회담까지 제안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 역시 당내 사정이 정리되면 개헌 이슈화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여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개헌 동력은 살아나기 어렵다. 지방선거 전에는 야당을 ‘호헌(護憲) 세력’이라며 몰아붙였던 여당이 문 의장이 되살린 개헌을 끝내 외면한다면 정략적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은 국회에서 합의안을 내지 못해 올 5월 24일 표결에 부쳐졌으나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부결된 바 있다. 그때도 개헌을 주도해야 할 여당으로서 야당을 설득해 합의안을 만들려는 노력은 미흡했다. 야당은 자체 개헌안도 안 내놓고 딴지만 거는 모양새였다. 지방선거 때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80%가 개헌 재추진에 찬성한 바 있다. 1987년 헌법은 시대적 소명을 다해 새 옷으로 갈아입을 필요가 있다. ‘제왕적 대통령제는 권력 독주로 인해 정치 실종과 실패한 대통령을 낳을 수밖에 없다. 여야가 정략에서 벗어나 진지하게 논의를 재개하면 연말까지 개헌안에 합의하는 것이 결코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20대 국회 임기 중 실현 가능한 개헌의 마지막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
#문희상 국회의장#개헌#제왕적 대통령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