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에너지 ‘중성미자’ 발원지 알아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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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서 37억 광년 거리 블레이자

남극의 아이스큐브 중성미자 관측소. 지하 1.5㎞ 5000여 개 광학센서로 남극점을 통과한 중성미자가 만들어내는 하전 입자와 빛을 검출한다. 사이언스 제공
남극의 아이스큐브 중성미자 관측소. 지하 1.5㎞ 5000여 개 광학센서로 남극점을 통과한 중성미자가 만들어내는 하전 입자와 빛을 검출한다. 사이언스 제공
우주에서 지구로 쏟아지는 고에너지 중성미자(neutrino·뉴트리노)의 발원지가 처음으로 밝혀졌다.

남극 아이스큐브(IceCube) 국제 공동 연구단은 지구에서 관측된 고에너지 중성미자들이 지구에서 37억 광년(1광년은 약 9조4600억 km)가량 떨어진 블레이자(blazar) ‘TXS 0506+056’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13일자에 밝혔다. 블레이자는 중심에 매우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무거운 블랙홀이 있는 거대 타원형 은하다.

질량이 작고 다른 입자와의 상호작용이적어 ‘유령 입자’로도 불리는 중성미자는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 입자 중 하나로, 수십억 광년 거리에서도 거의 방해를 받지 않고 직진해 지구까지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에서도 낮은 에너지의 중성미자가 오지만 이처럼 먼 우주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 중성미자의 근원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었다.

아이스큐브 연구단은 미국과 호주, 독일, 일본, 한국 등 12개국 49개 기관의 연구자 300여 명으로 구성됐다. 국내에서는 카르스텐 로트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연구단은 남극점 지하 1.5km 깊이에 있는 세계 최대 중성미자 관측소 아이스큐브에서 지난해 9월 22일 고에너지 중성미자 신호를 검출했다. 당시 관측소는 전 세계 천체 관측 연구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동시간대에 포착된 빛부터 라디오 복사, X선, 감마선에 이르는 다중 신호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이번에 검출된 중성미자는 물론이고 2014년 말부터 2015년 초 사이 검출된 중성미자 신호 12건 역시 TXS 0506+056가 내뿜은 제트에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됐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기자 kyungeun@donga.com
#37억 광년 거리#블레이자#중성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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