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는 그저그런 그림? 계층 아우른 고품격 대중예술!

정양환기자 입력 2018-07-03 03:00수정 2018-07-03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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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꽃그림’전 4일 개막, 색감-화풍 현대회화 못지않아
8폭 병풍으로 만들어진 조선 민화 ‘낙도(樂圖·위).’ 19세기 말∼20세기 초 작품으로 예술적 성취와 창의적 해학이 조화를 이룬 걸작이다. 이돈아 작가의 ‘花鳥圖 in Space’(아래)는 민화의 전통적 소재와 기하학적 도형을 디지털 작품으로 재구성했다. 갤러리현대 제공
“조선시대 ‘민화(民畵)’는 대중에게 친숙하게 여겨지지만, 알고 보면 너무나 오해가 많은 그림이죠.”(고연희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교수)

정말 그렇다. 미술품이나 문화재에 약한 초심자라도, 왠지 민화라고 하면 마음가짐이 느슨해진다. 살짝 만만하다고나 할까. 당대 일상생활이 깊숙이 투영돼 편안하게 느껴지는 측면도 있고. 하지만 그게 민화의 전부일까. 4일부터 열리는 갤러리현대의 ‘민화, 현대를 만나다: 조선시대 꽃그림’은 어쩌면 우리가 민화를 바라보던 선입견을 확실하게 깰 좋은 기회일 수 있다.

이번 전시를 공동 기획한 고 교수에 따르면 ‘민화’는 일본 민예연구가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1889∼1961)가 처음으로 쓴 용어다. 이전까지 ‘속화(俗畵)’라 뭉뚱그려 불렸던 작품들을 나름 지위를 갖춘 예술장르로 격상시킨 셈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상류층과 서민 할 것 없이 즐기던 광의의 문화가 ‘아마추어 예술’ ‘백성의 그림’이란 이미지로 제한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실제로 이번 전시에 선보인 예술품 60여 점을 보면 ‘화조도’나 ‘화훼도’ ‘낙도’ 등 대단히 기품 있는 문화재가 많다. 물론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작품도 더러 있지만, 그 역시 상당한 공력이 느껴진다. 17∼19세기 민화라는 카테고리로 묶여 있지만, 궁중화원의 솜씨임이 분명한 작품도 적지 않다. 고 교수는 “19세기 민화의 주요 고객은 대부분 사대부 양반 상류층으로 왕실과 대갓집을 장식했다”며 “다양한 소재와 표현방식을 자유롭게 오가다 보니 오히려 예술적 성취가 더 높은 경우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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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민화의 재발견은 해외에서 민화가 새로운 ‘K아트’로 각광받으며 더욱 분위기를 타고 있다. 2016년경부터 미국의 유명 박물관과 언론이 민화에 상당한 관심을 표하기 시작하면서 국내로 그 열기가 옮겨 붙는 모양새. 갤러리 관계자는 “현대회화 못지않은 색감과 화풍이 세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 유일하게 선보인 현대작인 이돈아 작가의 ‘花鳥圖(화조도) in Space’도 눈길을 끈다. 전통적인 민화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해석해온 이 작가는 디지털영상을 이용해 독특하고 미래지향적인 작품을 선보였다. 유명 작곡가 김형석 씨의 음악이 함께해 더욱 인상적이다. 다음 달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갤러리현대 본관&신관, 두가헌갤러리. 5000∼8000원.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민화#화조도 in 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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