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공원역 3번 출구, 보상다툼 뜨겁다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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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선 생기며 5호선 출구 재공사
서울교통公 “철거 시설물 보상을”
市 “공용 시설… 선례 없는 요구”

사람들이 서울 송파구 지하철 5호선 올림픽공원역 3번 출구 방향 통로를 걸어가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9호선 공사 과정에서
 철거된 3번 출구 관련 시설물을 보상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사람들이 서울 송파구 지하철 5호선 올림픽공원역 3번 출구 방향 통로를 걸어가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9호선 공사 과정에서 철거된 3번 출구 관련 시설물을 보상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지난달 23일 서울지하철 5호선 올림픽공원역 3번 출입구가 다시 열렸다. 2012년 11월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를 시작하며 없앤 이래 5년 6개월여 만이다. 기존 출입구 자리에서 몇 십 m 떨어진 곳이다. 당시 3번 출입구뿐만 아니라 5호선 승강장에서 3번 출구를 연결하던 통로, 지상을 오가는 엘리베이터도 철거됐다. 새 3번 출입구가 열림과 동시에 이 출입구에서 9호선과 5호선 승강장으로 각각 통하는 연결통로, 9호선과 5호선 승강장을 잇는 환승통로, 그리고 엘리베이터도 새로 열렸다.

출입구와 엘리베이터, 연결통로와 환승통로는 지하철 승객이 보기에는 그저 공공 시설물이다. 그러나 이들 시설물, 특히 출입구와 엘리베이터 소유를 놓고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씨름을 벌이고 있다.

공사는 올 2월 3번 출입구 관련 시설물의 자산 구분을 시에 요청했다. 3번 출입구와 엘리베이터 등의 재산권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해 달라는 것이었다. 3월 시는 출입구와 엘리베이터, 9호선 승강장에서 3번 출입구로 가는 연결통로, 그리고 환승통로는 시 자산으로 포함할 예정이라는 ‘자산 구분 계획안’을 공사에 보냈다. 5호선 승강장에서 3번 출입구로 가는 연결통로 말고는 시가 예산을 들여 지은 시 자산이라는 얘기다.

공사는 4월 3일 “자산 구분에 이견은 없지만 철거된 기존 3번 출입구 관련 시설물은 자산 감정평가 후 보상해 달라”고 다시 요구했다. 원래 있던 출입구와 엘리베이터는 공사의 자산으로 잡혀 있었던 만큼 그것이 철거됐으니 보상비용을 내놓으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시는 같은 달 16일 “보상은 어렵다”고 밝혔다. 기존 3번 출입구는 공사와 사전 협의해 철거한 데다 새 출입구도 9호선 이용객만이 아니라 5호선 승객도 이용하기 때문에 공용시설물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환승역을 만들 때 기존의 시설물을 철거했다고 보상한 선례가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공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지난달 24일과 이달 7일 재산권 협의를 하자고 시에 촉구했다. 그러면서 2010년 지하철 3호선을 연장할 때 지하철 5호선 오금역과 8호선 가락시장역 사례를 들었다. 당시 새로 생긴 출입구, 환승통로, 연결통로 등의 시설물 소유는 5, 8호선을 운영하던 도시철도공사(지난해 공사로 통합)가 가졌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보상 공방은 지하철 1∼8호선과 9호선 운영 주체가 달라서 벌어진다. 공사는 1∼8호선을 직영한다. 반면 외부 사업자가 위탁 운영하는 9호선의 자산은 이를 직접 건설한 시 소유다. 지하철 9호선 확장 연결공사 과정에서 벌어진 ‘자산 다툼’은 올림픽공원역뿐만 아니라 8호선 석촌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공사 측 관계자는 20일 “재무제표에서 공사 자산이 멸실된 부분에 대해서는 보상을 요청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시는 “해당 구역에 연결되는 전기·통신·기계설비상 시 자산으로 구분할 수밖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시 도시교통본부 관계자는 “관리 권한을 비롯해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공사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올림픽공원역#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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