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 만들고 전통요리 맛보며… 농촌서 ‘힐링’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농림축산식품부·농정원

과도한 업무량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에게는 육체적인 피로만큼이나 정신적인 힘겨움을 푸는 것도 중요하다. 숨 가쁜 일상을 벗어나 조용한 곳을 찾는 힐링족들 사이에서 최근 농촌이 떠오르고 있다.

농촌 관광은 해외 농업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됐다. 현대 농업이 넓은 들판과 녹음이 가득한 풍경을 기반 삼아 농작물 수확, 동물 돌보기, 전통요리 맛보기 등 정서적인 안정에 도움이 되는 다채로운 체험까지 제공하면서부터다. 국내에서도 ‘농촌융복합산업’ 활성화 정책이 시행된 이후 힐링족을 위한 농촌 관광이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

농촌융복합산업은 농촌이 1차 산업인 농산물 생산을 넘어 가공(2차)과 서비스(3차)를 연계하는 산업 개념이다. 예를 들어 벼 농가가 수확한 쌀로 과자를 만들고, 방문객을 위한 모내기 체험과 팜스테이 등 관광 프로그램도 함께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도시민은 건강한 농산물 뿐 아니라 농촌의 생태적 가치와 문화를 두루 접하게 된다.

2017년 농촌관광객이 1111만 명을 돌파하는 등 도시민의 호응에 힘입어 현재 전국에 1487개의 농촌융복합산업 인증 사업자가 다채로운 농촌 관광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제공하는 지역별 사업자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면 농업 체험, 농가맛집, 팜스테이 등 원하는 프로그램을 갖춘 농촌 관광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생명의 터전인 자연에서 인간다움과 여유를 회복할 수 있는 농촌융복합산업 명소가 있다. 바로 자연 그대로의 가치를 이어가는 경기 용인 학일마을이다. 학일마을은 용인시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지만 깨끗한 자연 환경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다. 마을 전체가 우렁이 농법 등 친환경 농업으로 생태자연도 1급지를 보존하기 위해 축사를 철거하고 저수지 낚시도 금지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이곳은 표고버섯 따기, 인절미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하루에 단 한 팀만 예약을 받아 체험을 진행한다. 관광객 김 모 씨는 “보통 농촌 체험을 가면 초면인 사람들과 같이 바쁘게 움직여야 해서 부담스러운데 학일마을은 그런 걱정 없이 지인들과 오붓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점이 만족스러웠다” 고 전했다.

또한 학일마을은 도시민이 장기간 거주하면서 농촌을 체험할 수 있는 목조주택 ‘클라이 가르텐’을 운영한다. ‘한 달 살기’처럼 긴 여가를 보내는 방문객은 물론이고 귀농·귀촌 준비자에게도 각광받고 있다.

우리 쌀로 만들어낸 건강 밥상과 먹거리의 가치를 찾을 수 있는 곳도 있다. 전남 곡성 미실란이다. 섬진강변의 작은 폐교를 리모델링해 만든 미실란은 바른 먹거리에 대한 중요성과 우리 쌀 본연의 가치를 알리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계절에 따라 모내기체험, 논 생태 관찰체험, 추수체험을 운영하여 벼가 익어가는 과정을 지켜본 체험객들은 자연의 순리를 느끼게 된다. 또한 유기농 오색발아현미를 주재료로 한 곡성군 농가맛집 1호 ‘飯(반)하다’를 운영해 자연밥상을 제공한다. 발아오색 제철비빔밥, 발아오색 불고기덮밥 등 유기농 재료로 정성껏 차려낸 맛있는 음식은 바쁜 일상에 잠시 잊고 있던 건강까지 챙겨준다.

정상연 기자 j301301@donga.com
#엔조이 라이프#여행#농림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