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 코오롱 회장 “마곡지구로 집무실 옮겨 소통경영”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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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연구인력 수시로 만나… 그룹 성장 이끌 시너지효과 기대


“마곡산업지구에 문을 연 코오롱 원&온리(One&Only)타워의 핵심은 소통입니다. 후배들에게 소통 공간을 만들어줘서 매우 기쁩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62·사진)이 그룹 미래를 좌우할 핵심으로 ‘소통 경영’을 내세웠다. 2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코오롱그룹의 우정(牛汀·고 이동찬 전 코오롱그룹 회장의 호)선행상 시상식에서 만난 이 회장은 “이달 개관한 코오롱 원&온리타워에는 곳곳에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고 전했다. 이곳에는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글로텍 등 그룹 계열사 3곳의 연구개발 인력이 입주했다.

이 회장은 계열사가 다르거나 같은 계열사 내에서도 직종이 다르면 서로 만날 기회가 드문 점을 안타까워했다. 원&온리타워에서 회사와 직종을 넘어서는 소통이 늘어나면 그룹 성장을 이끌 핵심 기술 개발로 이어지는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소통 확대에 누구보다 앞장서는 것은 이 회장이다. 이 회장은 “5월 말에 집무실을 원&온리타워로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집무실은 경기 과천에 있다.

이 회장의 소통 경영은 노사 화합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 공장을 두 차례 찾아 노조와 만났다. 그룹 회장이 노조를 직접 만나는 건 한국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구미 공장은 2004년 파업으로 노사 간 극한 갈등을 겪은 바 있다. 노조 관계자는 “당시 정치권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이슈가 됐지만 남는 건 없었다. 그 일을 겪으며 직원들은 상급단체 지침에 따라 무리하게 파업해서 좋을 게 없다는 인식이 생겼다”고 전했다.

2007년 상급단체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새로운 노조가 결성됐고 그해 4월 노사상생 동행과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했다. 이듬해 이 회장은 ‘행복 공장 프로젝트’라는 상생 활동을 제안하며 노조의 손을 잡았다. 이 회장은 “작년에 공장을 찾았을 때 600명 정도인 모든 노조원과 일일이 포옹하며 얘기했다”며 “노조와 나는 심통(心通)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시는 같은 아픔을 겪지 말자는 데 교감을 이룬 후 수시로 소통하는 게 노사 화합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코오롱그룹은 올해 초 ‘2018년은 대도약의 원년’이라고 선언했다. 올해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생산이 본격화되는 해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대도약의 발판은 그룹 경영진부터 연구진 공장근로자에 이르는 열린 소통이다. 재계 관계자는 “노사 갈등과 사내 내부 갈등이 회사 전체 위기로 이어지는 사태가 쏟아지는 지금, 이 회장의 경영 철학은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이웅열#코오롱#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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