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 생산량 2년연속 ‘후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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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7% 감소… 10대 생산국중 유일
수출-내수 부진에 설비 이전 영향도

지난해 세계 10대 자동차 생산국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만 2년 연속 국내 생산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수출 동반 부진에 일부 기업이 국내 생산물량을 해외로 이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보다 2.7% 감소한 411만4913대를 기록했다. 2016년과 같은 세계 6위에 머물렀지만 2년 연속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유일한 국가가 됐다. 2016년 한국은 전년 대비 생산량이 7.2% 줄어든 422만8509대를 생산했다. 반면 세계 7위 멕시코는 지난해 406만8415대를 생산해 한국을 턱밑까지 쫓아왔다. 2016년까지만 해도 한국과 멕시코의 자동차 생산대수 격차는 62만8144대였지만 지난해에는 4만6498대로 줄었다. 해당 수치는 각 업체가 자국 내에서 생산한 대수만 집계한 것이다.

자동차협회는 한국만 2년 연속 생산이 감소한 이유로 내수와 수출 동반 부진을 꼽았다. 자동차협회 관계자는 “신차 효과와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 등 내수 증가 요인은 있었지만 2016년 하반기(7∼12월)부터 자동차 개별소득세 인하 혜택이 종료됐다. 여기에 가계부채가 늘어나 내수 부진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수출도 녹록지 않았다. 미국 시장의 자동차 수요 둔화와 세단 시장 축소, 중동 및 중남미 경기회복 부진이 수출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협회는 특히 일부 자동차업체가 국내 생산물량을 해외 공장으로 돌린 점도 국내 생산 위축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낮은 임금과 미국과의 인접 효과 등의 장점을 가진 멕시코는 반대로 생산 공장 이전 효과를 톡톡히 본 경우다. 미국 내 ‘빅3’로 불리는 포드와 GM, 피아트크라이슬러가 멕시코 내에 소형 승용차 중심으로 생산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생산전략을 바꿨다. 지프 컴파스, 폴크스바겐 티구안, 아우디 Q5 등도 멕시코 공장으로 생산물량을 이전했다. 한국의 현대자동차도 울산 공장에서 일부 만들던 미국 수출용 엑센트를 지난해 5월부터는 전량 멕시코에서 생산하고 있다. 덕분에 멕시코의 소형·중형차(Light Vehicle) 생산은 전년보다 36.7%나 늘었다.

세계 자동차 생산 1위는 중국(2901만5400대)이었다. 2위는 1118만2044대를 생산한 미국이 차지했다. 미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8.2% 감소해 세계 10대 자동차 생산국 가운데 가장 큰 폭의 감소량을 보였다. 3위와 4위는 각각 일본과 독일 순이었다. 2016년 10위였던 브라질은 한 단계 상승한 9위, 프랑스는 처음으로 10위권에 순위를 올렸다. 지난해 8위였던 캐나다는 순위 밖으로 밀려났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자동차#생산량#한국경제#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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