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없는 농촌에 ‘시네마 천국’ 열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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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군, 매달 마지막 주 영화 상영… 영화없는 날엔 콘서트 등 공연 인기
영동군도 누적관객 10만명 돌파… 저렴한 가격으로 문화격차 줄여

화제작을 골라 무료로 상영해 주는 단양시네마가 영화관이 없는 단양군의 주민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단양군 제공
화제작을 골라 무료로 상영해 주는 단양시네마가 영화관이 없는 단양군의 주민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단양군 제공
영화관이 없는 농촌 지역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주민들의 문화생활을 위해 마련한 영화상영 프로그램과 시설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단양군은 올 1월부터 매달 마지막 수요일과 목요일 단양문화예술회관과 매포생활체육공원 등에서 영화 아홉 편을 21차례 상영했다. 1월 조정석 주연의 ‘형’을 시작으로 2월 ‘마스터’, 3월 ‘더 킹’, 6월 ‘아빠는 딸’, 7월 ‘보안관’, 8월 ‘박열’, ‘봉이 김선달’, 9월 ‘택시 운전사’ 10월 ‘청년 경찰’ 등이다. 지난달까지 ‘단양시네마’를 이용한 관람객은 4691명으로 지난해 5400명의 86%에 달했다.

2000년 처음 시작된 단양시네마는 영화관이 없는 단양군에서 화제작을 골라 무료로 상영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해마다 관람객 7000∼8000명이 찾을 만큼 인기가 높아 목요일만 운영하던 것을 2015년부터는 수요일까지 확대해 매달 두 차례 운영하고 있다. 최신 작품을 무료로 볼 수 있고 문화예술회관에 설치된 스크린과 좌석 등 시설이 대형 영화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어 주민들이 많이 찾고 있다.

단양군은 영화 상영이 없는 날에는 뮤지컬과 콘서트, 음악회, 연극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하고 있다. 올해에도 뮤지컬 ‘시크릿 쥬쥬’, 연극 ‘할배 열전’, ‘신나는 국악여행’, 최정원의 ‘뮤지컬 갈라 콘서트’ 등이 무대에 올랐다. 21일에는 올해로 공연 22주년을 맞은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가 무대에 오른다. 류한우 단양군수는 “단양시네마는 최신 흥행작품이나 가족영화를 중심으로 상영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보면서 가족애도 느끼고 문화갈증도 해소하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영동군이 지난해 10월 13일부터 운영을 시작한 충북도내 첫 작은 영화관인 ‘레인보우 영화관’은 최근 누적관객 10만 명을 넘어섰다. 인구 5만 명에 불과한 작은 지자체에서 개관 1년 1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3D관 62석과 2D관 35석을 갖춘 이 영화관은 지상 2층(건축연면적 634m²) 규모로 영동읍 계산리의 옛 영동군수 관사 자리에 들어섰다. 대도시의 영화관 못지않은 디지털 방식에다 매점과 휴게시설 등의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최신영화를 볼 수 있는 데다 2D관은 5000원, 3D관은 8000원을 받아 도시지역 영화관에 비해 관람료도 저렴하다. 매일 평균 4, 5개의 영화를 2개관에서 번갈아 상영하고 있다.

국비 등 18억 원이 투입된 작은 영화관은 농산어촌지역의 문화격차를 줄이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2013년부터 지원하는 사업. 영동군에는 극장이 한 곳 있었지만 20여 년 전에 경영난으로 폐업했다.

서종석 영동군 문화예술팀장은 “2관 97석의 작은 규모이지만 저렴한 요금과 쾌적한 관람 여건 덕분에 지역주민들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영화관#농촌#농촌 문화생활#단양시네마#레인보우 영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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