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지도부 ‘시진핑 사상’ 잇달아 언급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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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黨의 지도사상 돼야”
베이징서기 “현대화의 총설계사”
공산당 黨章에 포함 유력해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이름이 포함된 ‘시진핑 사상’이 24일 폐회하는 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중국 공산당 당장(黨章·당헌)에 포함될 것이 유력하다. 시 주석이 마오쩌둥(毛澤東)에 버금가는 중국 지도자임을 표방하는 셈이다. 시 주석이 ‘불평등 문제라는 새로운 사회 모순’을 해결할 지도자임을 내세워 ‘포스트 덩샤오핑(鄧小平)’을 표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총리,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장가오리(張高麗) 부총리 등이 모두 당 대회 2일 차인 19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된 성(省)별 당 대표단 토론에서 ‘시진핑 신(新)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이라는 표현을 썼다. 리 총리는 광시좡(廣西壯)족자치구 대표단 토론에 참석해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은 마르크스주의 중국화가 이룬 최신 성과이자 중국 특색 사회주의 이론 체계의 중요한 구성 부분”이라며 “‘시진핑 신시대 사상’이 오랫동안 지켜 나가야 할 당의 지도사상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18일에는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위정성(兪正聲)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류윈산(劉雲山) 중앙서기처 서기도 같은 표현을 썼다. 시 주석과 함께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구성하는 상무위원이 모두 이 표현을 쓰면서 시 주석 이름이 들어간 사상의 당 헌장 포함이 확실해졌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이다.

시 주석 이름 포함 여부가 주목되는 것은 현재 당 헌장에 이름이 포함된 경우는 ‘마오쩌둥 사상’과 ‘덩샤오핑 이론’밖에 없기 때문이다. 장쩌민(江澤民)의 ‘3개 대표론’과 후진타오(胡錦濤)의 ‘과학발전론’은 이름이 빠진 채 지도이념으로 포함돼 있다. 이념의 급을 ‘주의-사상-이론-관(觀)’ 순으로 표시하는 점을 고려하면 시 주석이 덩샤오핑을 넘어 마오쩌둥급이 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더욱이 시 주석의 측근 세력인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서기는 19일 당 대표단 토론에서 “시진핑은 과연 영명한 영수이고 ‘신시대 개혁 개방과 현대화 건설의 총설계사’로 불러도 부끄럽지 않다”고 말했다. 총설계사라는 표현은 ‘개혁 개방의 총설계사’로 불렸던 덩샤오핑에게만 붙였던 표현이다. 덩샤오핑 시대는 낙후된 중국의 경제발전이 목표였다. 이제는 어느 정도 경제 발전을 이뤘지만 불평등이 심각한 사회 모순으로 떠올랐으니 이를 해결할 ‘포스트 덩샤오핑’을 시 주석이 자임하겠다는 뜻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시 주석의 후계자로 거론돼온 천민얼(陳敏爾) 충칭(重慶)시 서기, 후춘화(胡春華) 광둥(廣東)성 서기 모두 상무위원에 진입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후계자를 내정하지 않음으로써 권력 집중을 강화하고 장기 집권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SCMP에 따르면 류스위(劉士余)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이 20일 당 대표자 토론에서 “권력을 찬탈하려는 쿠데타 음모를 꾸민 도당의 일부”로 7월 부패 혐의로 낙마한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重慶)시 당 서기를 거론하며 “시 주석이 당을 구하기 위해 쿠데타 음모를 막았다”고 말했다. 쑨 전 서기가 쿠데타 시도를 했다고 중국 고위 관료가 밝힌 것은 처음이다. 쑨 전 서기 숙청과 시 주석에 대한 권력 집중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시진핑#공산당#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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