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잘하는 기업,주가도 많이 오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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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공시로 주주들 신뢰 얻어… 코스닥 우수법인 11곳 1년새 23%↑
같은 기간 지수상승률 5배 넘어

공시를 잘하는 기업이 주가도 많이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기업이 경영 성과에 자신감이 있다는 뜻인 데다 성실한 공시로 주주들의 신뢰를 얻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2월 ‘2016년 코스닥 공시우수법인’으로 선정된 11개사의 지난해 말 대비 이달 16일 기준 주가는 평균 23.4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코스닥이 4.42% 오르는 데 그친 것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성적이다. 한국거래소는 매년 전년도 공시 실적과 기업설명회(IR) 개최 횟수, 공시 정확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공시 우수법인을 선정한다. 올해 2월 선정된 전년도 코스닥 공시우수법인에는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과 풍국주정, 로엔 엔터테인먼트 등이 포함됐다.

공시우수법인의 상대적인 주가 강세 현상은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테스와 서희건설 등 지난해 2월 선정된 2015년 코스닥 공시우수법인 10개사의 주가는 지난 한 해 평균 3.20% 올랐다. 이 기간 코스닥이 7.46% 하락한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2014년 공시우수법인 6개사의 주가는 34.92%가 올라 같은 기간 코스닥 등락률(25.66%)을 앞섰다.

일부 코스닥 기업들의 불성실한 공시는 코스닥 투자를 꺼리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로 꼽혀왔다. 공시를 뒤늦게 올리거나 누락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및 지정예고 건수는 코스피 상장사가 19건인 데 비해 코스닥은 6배가 넘는 117건에 달했다.

장기 휴장을 틈타 악재를 공시하는 ‘올빼미 공시’도 여전하다. 사상 최장 10일간의 휴장을 한 올해 추석 연휴를 앞두고도 올빼미 공시는 속출했다. 사업 계약이 취소됐다거나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은 경우, 최대주주가 지분을 팔아치웠다는 소식 등을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9일 장 마감 후에야 슬그머니 공시한 것이다. 주가가 떨어질 만한 중대한 이슈지만, 주주들은 장이 열리는 이달 10일까지 애 태우며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전문가들은 호재든 악재든 투명한 공시를 통해 주주들에게 신뢰를 쌓아야만 장기적으로 자금조달이 원활해지고, 주가 수익률도 높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은 “불성실한 공시를 일삼는 기업들은 결국 상장폐지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며 “주가 하락을 막으려는 꼼수의 효과는 잠깐일 뿐이며 장기적으로 투자자의 신뢰를 얻으려면 공시를 성실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성실한 공시를 끌어내기 위해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기업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금융당국이 각종 규제를 마련하더라도 기업의 불성실한 공시를 뿌리 뽑긴 힘들다”며 “불성실한 공시를 일삼는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이 개입해 불이익을 줌으로써 공정하고 투명한 자본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공시#주가#코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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