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레이 “한국생산 확대에 1조 투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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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카쿠 사장 등 한일 경영진 간담회

일본의 글로벌 첨단소재기업 도레이가 2020년까지 한국에 총 1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국 과학자와 과학영재를 지원하는 공익재단도 세운다.

19일 도레이는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닛카쿠 아키히로 일본 도레이 사장(사진), 이영관 한국도레이 회장(도레이첨단소재·도레이케미칼 대표이사), 그리고 각 계열사 한일 경영진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도레이는 올해부터 향후 4년간 1조 원을 한국 시설과 생산능력 확대에 투자한다. 가장 비중이 큰 부문은 바로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전기자동차 리튬이온 배터리(2차전지) 분야다. 도레이의 한국 계열사 TBSK는 리튬 배터리의 핵심 부품 중 하나인 분리막을 생산하고 TBCK는 이를 코팅, 가공한다. 도레이는 1조 원 중 4000억 원은 분리막 생산능력 확대에, 1500억 원은 코팅 분야에 투자할 예정이다. 배터리 분야에만 5500억 원을 쏟아 붓는 셈이다. 이 회장은 “이번 투자를 통해 분리막 생산능력은 기존보다 50%, 코팅 가공능력은 400%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분리막 사업에는 지난해에도 1100억 원을 이미 투자했다.

유아용 기저귀나 의료용품, 산업자재로 널리 쓰이는 스펀본드 부직포 사업에는 1150억 원을 투자한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지난해 경북 구미 5산업단지에 연 생산 규모 1만8200t의 생산공장(PP-SB 6호기)을 착공했다. 이어 이불솜, 돗자리 등의 제조 원료인 폴리프로필렌(PP) 6호기 생산시설도 증설했다.

고강도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페닐렌설파이드(PPS) 사업에는 1000억 원을 투자한다. 도레이는 지난해 7월 새만금산업단지에 2000억 원을 들여 생산시설을 준공했고 이번 투자로 증설에 나선다. 이 회장은 “우리의 목표는 PPS 사업 확대를 통해 한국 최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메이커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머지는 초박형 회로기판을 만드는 계열사 스템코(STEMCO)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최근 한국에서는 인건비 상승, 각종 규제로 한국 기업마저 중국, 베트남 등으로 생산공장을 옮기는 추세다. 이런 와중에 한국 투자를 늘리는 이유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닛카쿠 사장은 “인건비나 규제 등 리스크는 있지만 한국에는 매우 우수한 인재들이 있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등 글로벌 정상급 기업들도 몰려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투자 환경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회장은 “한 번도 한국에서 규제가 많아 사업을 못 하겠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법인세 감면, 장기 토지 임대, 관세 혜택 등 외국 투자기업들에는 각종 혜택이 많아 일본 기업도 충분히 한국에서 이익을 내고, 공헌도 하고, 세금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도레이는 올해 말까지 한국에 한국도레이과학진흥재단을 세울 계획이다. 매년 경상이익의 약 1%(지난해 기준 약 15억 원)를 투입해 한국의 과학자, 과학영재를 지원한다. 도레이 관계자는 “매년 이익의 일정 비율을 할애해 한국에서의 공헌활동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도레이#일본#닛카쿠 사장#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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