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습 다시 못 본다… 반쪽 된 소녀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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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수영-서현… SM과 재계약 않기로
회사측 “팀 해체 생각 안해”… 당분간 5인체제로 갈듯

결성 10년을 맞아 기로에 선 걸그룹 소녀시대. 왼쪽부터 수영, 태연, 티파니, 윤아, 유리, 서현, 효연, 써니. 멤버 3명이 소속사 SM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향후 활동 방향에 관심이 집중된다. 동아일보DB
결성 10년을 맞아 기로에 선 걸그룹 소녀시대. 왼쪽부터 수영, 태연, 티파니, 윤아, 유리, 서현, 효연, 써니. 멤버 3명이 소속사 SM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향후 활동 방향에 관심이 집중된다. 동아일보DB
해체냐, 유지냐. 현역 최장수 걸그룹인 소녀시대가 큰 갈림길에 섰다.

10일 S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소녀시대 멤버 중 티파니(28), 수영(27), 서현(26)이 SM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 잔류 멤버와 떠난 멤버들의 거취가 주목된다. 티파니는 오랫동안 계획한 미국 유학길에 오르고, 수영과 서현은 향후 연기 활동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에 앞서 지난해에는 제시카가 탈퇴를 선언하고 솔로 가수로 독립했다.

그룹이 ‘반쪽’이 됐으니 곧 해체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가요계에서는 당분간 5인(태연, 써니, 효연, 유리, 윤아) 체제로 소녀시대 브랜드는 유지하는 시나리오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소녀시대가 가요계에서 지닌 상징성, SM에서의 입지와 팬덤 규모로 볼 때 굳이 해체를 명시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소녀시대는 2011년 SM타운 콘서트, 2012년 일본 차트 석권으로 케이팝 한류를 이끈 데다, 지난해 이화여대 농성 현장에서 민중가요 대신 ‘다시 만난 세계’가 불리며 주목받았다. 이후 ‘다시 만난 세계’ ‘란제리 소녀시대’ 같은 이름의 TV 드라마가 생겨나며 시대를 대표하는 키워드가 됐다. SM도 이날 “해체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못 박으며 “향후 활동 방향에 대해서는 멤버들과 논의해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렇다 해도 ‘8인 소녀시대’는 사실상 끝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가요기획사 대표는 “멤버 개개인의 활동이 많아진 그룹은 한솥밥을 먹는다 해도 일정 조율이 힘들다. 회사까지 쪼개지면 함께 활동하는 것은 100%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소녀시대가 분열된 시점이 묘하게 우리 사회의 변곡점에 위치한다는 거시적 의견도 있다. 차우진 대중문화평론가는 “재계약을 하지 않은 멤버 중 서현의 행보에 특히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설리(23)의 f(x) 탈퇴와 배우 데뷔에 이어, 소녀시대에서 가장 어린 멤버인 서현도 20대 중반에 뜻밖에 이탈을 선택했다”면서 “섹시함이나 귀여움으로 주목받던 걸그룹 멤버들이 배우나 솔로 가수로서 자아와 커리어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성(性)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허물어지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보인다”고 했다.

소녀시대는 2007년 ‘다시 만난 세계’로 데뷔했다. ‘Gee’ ‘소원을 말해봐’ 등으로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 차트까지 석권하며 인기를 얻었다.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그룹 원더걸스는 앞서 1월 해체했다. 원더걸스 출신의 선미는 최근 새 소속사에 둥지를 튼 뒤 솔로곡 ‘가시나’를 크게 히트시켰고, 예은은 힙합 기획사로 유명한 아메바컬쳐로 옮겨 12일 솔로 컴백을 앞두고 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소녀시대 5인체제#수영#티파니#서현#8인 소녀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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