校內 취업컨설턴트-학생 ‘쌍방향 소통’… 새 ‘취업 지도’ 그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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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차별화된 취업 프로그램 펼쳐

10일 인하대 학생들이 학생회관 3층 대학창조일자리센터에서 취업스터디 소모임을 하며 취업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인하대 제공
10일 인하대 학생들이 학생회관 3층 대학창조일자리센터에서 취업스터디 소모임을 하며 취업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인하대 제공
10일 인하대 학생회관 3층 대학창조일자리센터. 추석 연휴 직후지만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취업컨설턴트에게서 최신 취업정보와 트렌드에 대해 듣고 있었다. 센터에는 취업컨설턴트가 8명 있다. 이들은 하루 평균 학생 60명을 만나 일자리 컨설팅을 해준다. 지난해 이 컨설턴트들에게 조언을 받은 학생만 1200명이 넘는다.

청년 실업률이 10%를 넘는 취업난 극복을 위해 인하대 대학창조일자리센터가 새롭게 도입한 쌍방향 소통 취업지도가 성과를 내고 있다. 취업컨설턴트가 일방적으로 학생에게 조언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학생과 취업스터디 및 취업동아리를 함께하는 방식이다. 이날도 일자리센터 전용 강의실은 취업스터디를 하는 학생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토론과 토의는 다르죠. 토론은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논쟁해도 되지만 토의는 의견을 수용하는 겁니다. 따라서 토의 면접에서는 싸우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 해도 그 사람을 배제해서는 안 됩니다. ‘여기는 말싸움하는 장소가 아니라 서로 의견을 존중하는 자리입니다’라고 코멘트를 한 번 해줘야 리더십을 갖춘 인재, 협력의 가치를 아는 인재로 비칩니다.”

취업컨설턴트가 토론과 토의 면접 차이를 이렇게 설명하자 강의실 이쪽저쪽에서 “내가 왜 면접에서 떨어졌는지 알겠다”는 듯한 학생들의 탄식과 탄성이 터져 나왔다.

면접 방식에 대한 설명이 끝난 뒤 학생들은 1시간 반 동안 실제 같은 토론 면접을 진행했다. 주제는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88만 개 일자리 창출은 가능한가’였다. 시사에 취약한 학생들을 위해 취업컨설턴트가 이에 대한 찬반 의견을 간략하게 설명한 뒤 학생들이 돌아가며 자신의 견해를 내놓자 열띤 토론이 시작됐다.

지난해 2학기부터 취업스터디에 참여하고 있는 배지웅 씨(25·신소재공학과 4년)는 최근 대기업에서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배 씨는 “취업스터디를 통해 취업컨설턴트가 토론과 토의 면접, 프레젠테이션 면접 등 취업에 관한 주요 사항을 관리해줬다”며 “기업별 분석을 바탕으로 각 단계에서 필요한 포인트를 잡아준 덕분에 합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시작한 취업스터디는 학과나 취업 방향에 따라 대기업, 공기업 취업반 등 4개 반으로 나눠 6∼8주 특강을 진행한다. 약 30명이 참여하는 각 반은 학과, 학년 등에 따라 다시 4∼10명씩 소모임을 갖는다. 자기 이해, 직무 분석, 기업 분석, 입사지원서 작성, 유형별 면접 준비를 비롯한 일반 취업프로그램은 물론 차별화된 취업지도를 펼친다.

소규모로 구성됐기 때문에 취업스터디 일정을 마치고 나서도 구성원들끼리 정보 공유를 위한 모임을 이어간다. 같은 전공이나 비슷한 직무 취업을 원하는 이들의 이 같은 관계는 지속된다.

취업스터디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취업률은 매우 높다. 올 상반기(1∼6월)에 47명이 대기업과 공기업 15곳에 입사원서를 넣어 48명(복수합격자 포함)이 합격했다. 특히 서류전형 합격률은 100%였다. 지난해 10%대였던 인문사회계열 학생 취업률은 올 상반기 20%대로 올라갔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취업스터디에 참여한 학생 32명 중 28명이 굴지의 대기업에 취업했다. 10명 가운데 8.7명꼴로 취업에 성공한 셈이다.

역시 취업컨설턴트가 함께하는 취업동아리는 외부 전문강사가 18주간 매주 2시간씩 취업에 관해 구체적인 내용으로 학생들을 만난다.

대학창조일자리센터에는 해외 취업이나 학생 역량강화를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 이공계에 비해 취업률이 저조한 인문사회계 학생을 대상으로 공모전 준비반과 인문사회 역량강화캠프를 운영한다. 올 초에는 문과대학 커리어페스티벌과 ‘똑소리 나는 인문계 On Spec’을 통해 인문사회계열 학생 200여 명에게 특화된 강의로 다양한 진로 정보를 제공했다.

외국계 기업이나 해외 취업 스터디반도 운영한다. 방학에 한 달간 45명이 6개 조로 영문 자기소개서 작성과 모의 면접, 국가별 직무 분석 등을 배우고 익힌다.

김현수 학생지원처장은 “학생 개개인이 스펙을 쌓는다고 해도 취업까지 연결되기 힘들기 때문에 학교에서 적극 나서는 전략으로 학생 취업을 돕고 있다”며 “학생들 만족도가 높고 취업률 제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이 같은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2015년 고용노동부와 인천시의 지원으로 문을 연 대학창조일자리센터는 취업스터디와 취업동아리를 통해 지난해 기업 및 공기업 공채 합격률 76%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인하대는 취업스터디를 지난해보다 늘렸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인하대#취업#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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