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포츠외교 초비상… 태권도 위상 흔들릴 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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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IOC위원직 사퇴 파장
35세 유승민 선수위원만 남아… “내년 총회 우리 몫 요청해야”

“존재 자체만으로 안 보이는 프리미엄이 있었다. 갑자기 사퇴한 배경은 알 수 없지만 한국 스포츠 외교에 비상이 걸린 건 확실하다.”(윤강로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 원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75·사진)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직에서 물러나면서 한국 스포츠 외교의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IOC 집행위원회가 11일 이 회장의 사퇴를 공식 발표하면서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한국을 대변하는 IOC 위원은 유승민 위원(35)만 남았다.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이번 IOC 집행위원회에서는 9명의 새 위원 후보를 발표했다. IOC 위원 도전에 나선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추천받지 못했다.

IOC 위원의 정원은 총 115명으로 개인 자격 70명, 선수위원 15명, 국제경기단체(IF) 대표 15명,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몫 15명으로 구성되는데 이건희 회장은 1996년 애틀랜타 총회에서 개인 자격으로 선출됐다. 지난해 리우 올림픽에서 유승민 위원이 선출됐지만 30대 중반의 선수 출신이 IOC에서 아직까지는 제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스포츠 외교력이 약화되면 당장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이 된 가라테에 밀려 태권도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윤 원장은 “내년 평창에서 열리는 총회 때는 적극적으로 IOC에 위원 추가를 요청할 필요가 있다. 올림픽 개최국이니만큼 배려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 스포츠 외교가 지속 가능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인재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IOC 위원을 사퇴한 것은 건강 문제와 가족들의 바람이 그 배경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심장 시술을 받은 후 3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삼성서울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건강 상태에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사퇴한 것을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선고나 최근 그룹 상황과 연결지어 보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 측은 “가족들이 결정한 문제여서 회사로선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이승건 why@donga.com·김성규 기자
#이건희 ioc위원직 사퇴#이건희 회장#ioc 위원 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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