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SUV 물렀거라”… 세단의 ‘깜짝 질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현대차 ‘그랜저 IG’-벤츠 ‘E클래스’-기아차 ‘스팅어’ 상반기 화제

최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잇달아 나오는 등 SUV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지만 상반기에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는 현대자동차의 그랜저 IG다. 수입차 중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다. SUV 강세 속에서 잘나간 세단 승용차의 매력을 살펴봤다.

올해 상반기(1∼6월) 승용차 시장에서 주목 받은 세단 3총사. 왼쪽부터 현대자동차 ‘그랜저 IG’, 기아자동차 ‘스팅어’, 메르세데스벤츠 ‘더뉴 E클래스 카브리올레’.각사 제공
올해 상반기(1∼6월) 승용차 시장에서 주목 받은 세단 3총사. 왼쪽부터 현대자동차 ‘그랜저 IG’, 기아자동차 ‘스팅어’, 메르세데스벤츠 ‘더뉴 E클래스 카브리올레’.각사 제공


그랜저 IG는 올해 6월까지 하이브리드 차량을 포함해 7만518대가 팔렸다. 이전 모델인 그랜저 HG까지 포함하면 상반기 동안 7만2666대가 팔렸다. 국내 승용차 중에서 월 평균 판매량이 1만 대를 넘은 건 그랜저가 유일하다. 그랜저의 판매 1위 달성이 주목받는 건 그랜저가 준중형이나 중형이 아닌 준대형 차라는 점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판매량 1위는 늘 아반떼로 대표되는 준중형 세단 아니면 쏘나타가 대표 차종인 중형 세단이었다. 과거에 그랜저가 가장 많이 팔렸던 때는 2011년으로 10만7543대다. 당시 연간 판매량 1위는 아반떼였다. 당시와 비교했을 때 상반기 그랜저 판매량은 2011년 1년 판매량의 68%에 달한다. 이런 추세라면 그랜저는 올해 역대 최대 판매량을 달성하며 사상 최초로 국내 승용차 판매량 1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그랜저의 인기 요인은 구매층이 젊은 세대로 확대된 것이 핵심이다. 과거 그랜저는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타는 차였다. ‘사장님 차’로 불린 것도 이 때문이다. 각진 디자인도 중장년층에 어울렸다. 하지만 새로운 그랜저 모델이 나올 때마다 날렵한 디자인으로 바뀌었고 그랜저 IG가 정점을 찍었다. 현대자동차 대리점 영업사원 박모 씨는 “그랜저 구매 상담을 받는 고객 중 2명 중 1명은 30대 고객”이라고 전했다. 젊은 고객들은 중장년층에 비해 특정 차종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 적다. 그랜저라고 무조건 사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박 씨는 “30대 고객들은 국내 중형차 및 준대형차는 물론 수입 중형차와도 꼼꼼하게 비교하고 가성비를 따진다”고 말했다.

까다로운 비교 과정에서 우위를 점할 만큼 그랜저의 성능은 우수하다는 평가다. 역동적인 디자인에 더해 힘과 정숙성을 갖췄다. 주행 안전 기술 시스템인 ‘현대 스마트 센스’에 대한 호응도 높다. 3월에 나온 하이브리드 모델도 렉서스 등의 경쟁 차종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다. 결국 그랜저는 국내 중형차와 비교했을 때는 가격 차이보다 더 큰 고성능을, 수입 중형차와 비교했을 때는 비슷한 성능이지만 저렴함을 무기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구매층이 젊은 세대로 확장되며 판매가 증가한 것은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6월 출시된 ‘더 뉴 E클래스’는 올해 상반기에 1만8564대가 팔렸다. 디젤 모델인 E220 d가 4917대로 가장 비중이 크다. 상반기 E클래스 판매량은 지난해 상반기 E클래스 판매량(6597대)의 3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한국에서 올해 E클래스 판매량은 전 세계 시장에서도 3위에 오를 만큼 국내에서 더 뉴 E클래스의 인기는 독보적이다.

성공 요인으로는 고급스러우면서도 역동적인 느낌을 살린 디자인과 직렬 4기통 터보 디젤 엔진에서 나오는 힘이 꼽힌다. E클래스에 최초로 적용된 4기통 터보 디젤 엔진은 힘은 키우면서도 연비는 10% 이상 향상되고 배기량은 기존 모델보다 줄였다. 여기에 현재 양산차에 적용된 주행 보조 시스템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평가 받는 ‘드라이브 파일럿’ 프로그램도 관심을 끌고 있다. E클래스에 적용된 파일럿 프로그램은 약 1분 동안 운전대에서 손을 놓고 주행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했다. 곡선 주로를 따라 운전대가 자동으로 움직이며 앞차와 간격을 맞춰 가다 서다를 자동으로 한다.

기아자동차 스팅어는 하반기 판매 실적이 가장 기대되는 세단이다. 5월에 출시됐고 6월부터 본격적으로 판매가 이뤄진 스팅어는 지난달까지 총 4000여 대가 계약됐다. 당초 올해 목표량으로 정한 8000대의 절반이 넘는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이 4.9초에 이를 정도로 국산 세단 중 월등한 가속 성능을 갖춘 점에 30, 40대 고객들이 끌리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스팅어가 성공한다면 국산 스포츠세단이라는 새 영역을 개척하며 세단 시장의 성장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자동차#기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