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쓸 데 많은 11일간의 영화 축제…BIFAN 팡파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7월 13일 06시 57분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는 58개국의 장단편영화 289편이 초청됐다. 곽재용 감독의 ‘바람의 색’과 임흥순 감독의 ‘려행’을 비롯해 개막작 ‘7호실’, 고 홍기선 감독의 유작 ‘일급기밀’이 처음 공개되며 전도연 주연의 ‘무뢰한’도 특별전을 통해 상영한다.(위부터) 사진제공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는 58개국의 장단편영화 289편이 초청됐다. 곽재용 감독의 ‘바람의 색’과 임흥순 감독의 ‘려행’을 비롯해 개막작 ‘7호실’, 고 홍기선 감독의 유작 ‘일급기밀’이 처음 공개되며 전도연 주연의 ‘무뢰한’도 특별전을 통해 상영한다.(위부터) 사진제공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오늘 개막

58개국 장편 180편·단편 109편 작품 초청
전도연 특별전 ‘밀양’ ‘무뢰한’ 등 17편 상영
신하균 도경수 주연 ‘7호실’ 30초만에 매진
월드판타스틱선 장르별 ‘레드 & 블루’ 구분
이창동·봉준호 감독과의 ‘GV’ 뜨거운 관심

뜨거운 여름 무더위를 식힐 짜릿한 장르영화의 축제가 막을 연다. ‘사랑과 환상, 모험’을 기치로 내건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13일 오후 7시30분 배우 정경호·장나라의 사회로 경기 부천시청 잔디광장에서 개막식을 열고 11일간의 페스티벌을 시작한다.

‘봄 전주국제영화제’, ‘가을 부산국제영화제’와 더불어 ‘여름 부천’은 이제 영화 팬이 챙겨야 할 연중 빅 이벤트로 통한다. 아직 피서 계획을 잡지 못했다면 부천은 안성맞춤. 시원한 극장에서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화를 보는 일은 그 자체가 ‘저비용 고효율’ 피서다. 올해는 58개국 총 289편(장편 180편·단편 109편)이 초청됐다. 영화제를 즐기기 위한, 알아두면 쓸 데 있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모든 것을 소개한다.

● 특별한 ‘특별전’…전도연·고 홍기선 감독

배우 전도연은 1997년 영화 ‘접속’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올해는 꼭 20주년이 되는 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전도연의 특별전 ‘전도연에 접속하다’를 기획해 ‘밀양’부터 ‘인어공주’ ‘멋진 하루’까지 대표작 17편을 소개하는 이유다.

전도연은 영화제 초반을 책임진다.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15일에는 부천CGV에서 ‘무뢰한’의 오승욱 감독, ‘해피엔드’의 정지우 감독과 함께 스페셜 토크를 연다. 전도연의 대표작들을 한 자리에서 살피는 동시에 그의 연기관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기회다.

지난해 12월 작고한 고 홍기선 감독의 특별전 ‘현실을 넘어선 영화:홍기선’도 진행된다. 유작인 ‘일급기밀’ 촬영을 마치고 3일 만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뜬 감독은 한국 독립영화를 상징하는 존재다. 1980년대 영화를 통한 사회운동을 시작했고, 상업영화로 들어선 뒤 ‘이태원 살인사건’ 등으로 소외된 사람을 찾아 세상에 알려왔다.

이번 특별전은 고인의 자취를 살피는 자리다. 1980년대 연출작은 물론 김상경·김옥빈 주연의 유작인 ‘일급기밀’까지 7편을 소개한다. 영화제 관계자는 “감독의 8mm 독립영화 ‘파랑새’와 ‘수리세’를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처음 공개한다”고 밝혔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포스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포스터

조기 매진으로 보는 ‘핫 무비’

올해는 이례적으로 조기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관심작이 많다는 뜻이다. 특히 개막작인 신하균·도경수 주연의 ‘7호실’은 예매 시작 30초 만에 티켓이 전부 팔렸다.

부천에서 월드프리미어로 만날 수 있는 영화들이 초반 티켓 전쟁을 일으키는 상황. 코리안판타스틱 경쟁 장편부문의 ‘커피 느와르:블랙 브라운’과 ‘려행’도 일찌감치 매진돼 현장 판매 분량만 남아 있다.

특히 ‘려행’은 2015년 ‘위로공단’으로 한국 첫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전 은사자상을 수상한 임흥순 감독의 신작. 역사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 외상을 입은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아냈다. 모은영 프로그래머는 “북한을 탈출해 서울에 도착하기까지 탈북여성들의 과거와 현재를 픽션과 판타지로 뒤섞은 시적인 다큐멘터리”라고 소개했다.

영화제 주요 섹션인 월드판타스틱은 ‘레드’와 ‘블루’ 부문으로 나눠 관객의 취향을 저격한다. 피 튀기는 액션과 소름 돋는 공포, 심장을 조이는 스릴러를 원한다면 ‘레드’ 섹션이 안성맞춤. 반면 SF, 판타지, 코미디 장르를 선호한다면 ‘블루’ 섹션 목록을 살펴보면 된다. 곽재용 감독의 한일합작 영화 ‘바람의 색’은 블루 부문에서 소개된다. ‘엽기적인 그녀’, ‘클래식’ 등 영화로 익숙한 곽 감독은 두 개의 인격과 환상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새롭게 꺼낸다.

● 감독과 대화…놓칠 수 없는 GV

영화제의 매력 중 하나는 작품을 만든 감독 및 배우와 만나는 관객과의 대화(GV)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창동 감독은 14일 오후 5시 부천시청 어울마당에서 ‘밀양’을 상영한 뒤 관객을 만난다. 주연 전도연도 함께 한다. ‘옥자’의 봉준호 감독은 19일 오후 5시 부천시청 어울마당에서 GV를 연다. 영화제가 아니면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감독들은 단연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TV와 영화로 친숙한 배우들이 연출한 단편영화도 출품작 목록에 있다. 차인표는 자신의 나이를 빗댄 중년남자의 이야기인 ‘50’을 영화제에서 처음 소개한다. 남궁민은 범죄 스릴러 ‘라이트 마이 파이어’를, 조은지는 인간 심리를 다룬 ‘2박3일’을 내놓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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