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추가테러 가능성… 메이 총리, 주요시설 軍 3800명 배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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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수준 경보…‘임박’단계 경보 2007년 이후 처음
자폭테러범, 22세 리비아계 대학생… IS 근거지인 시리아 다녀온 듯
英경찰, 테러연관 3명 추가체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맨체스터 아레나 공연장 테러 발생 이틀째인 23일 테러경보를 최고 수준으로 올렸다. 메이 총리는 이날 총리 집무실 앞에서 가진 연설에서 “테러경보를 ‘심각(severe)’ 단계에서 ‘임박(critical)’ 단계로 높였다”며 “이번 테러와 연관된 보다 폭넓은 그룹이 있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임박’ 단계는 테러경보 5단계 중 가장 높은 단계로 추가 공격이 임박했다는 판단이 있을 때 취하는 조치다. 그동안 대서양 항해 여객선 폭파 음모가 저지됐던 2006년과 런던 나이트클럽 폭파 시도가 있었던 2007년 두 차례만 발동됐다. 메이 총리는 “주요 장소를 지키는 일을 무장경찰 대신 군 병력이 할 것이고 핵심 시설을 순찰하는 무장경찰의 수를 크게 늘릴 것”이라며 “음악 공연장이나 스포츠 경기장에 군인들이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군 병력 3800명이 영국 거리 곳곳에 배치됐다.

자살폭탄 테러범은 리비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맨체스터에서 태어난 22세 대학생 살만 아베디로 밝혀졌다. 영국 경찰은 이날 테러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남성 3명을 맨체스터 시 남부에서 체포했다. 전날에는 아베디의 형(23)을 같은 지역에서 체포했다.

맨체스터 남부 팰로필드의 한 주택에 살고 있던 아베디는 최근에 불량배들과 어울렸고 이슬람 급진주의에 경도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웃들에 따르면 아베디 가족들은 지난해 말 모두 리비아로 돌아가고 아베디는 형과 단둘이 맨체스터에 머물렀다. 아베디가 집 근처 모스크에서 기도를 계속 해왔다는 증언이 나왔지만 모스크 측은 “리비아로 돌아간 그의 아버지만 기도를 했을 뿐 아들이 누군지도 모른다”고 부인했다. 그의 급진적 성향에 영국 보안당국 MI5가 ‘주변적 인물(a peripheral figure)’로 주시하던 인물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슬람국가(IS)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가운데 제라르 콜롱 프랑스 내무장관은 23일 아베디가 시리아를 여행했던 것으로 본다며 테러범이 IS와 연계됐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시리아는 IS의 주요 근거지다.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는 “아베디가 지난 1년 사이 리비아를 방문한 적이 있다”며 “아베디가 외국에서 테러리스트로서 훈련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혼자서 영국에서 구하기 어려운 재료로 복잡한 폭탄을 제조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알카에다와 분명한 유대가 있으며 다른 단체와도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 윤완준 기자
#영국#테러#자살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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