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우리 애들과 붙는 전북, 봐주지 말고 베스트 멤버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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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개막 한달 앞둔 신태용 감독

신태용 20세 이하 월드컵 축구대표팀 감독이 18일 경기 파주시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축구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신 감독은 “공격적인 축구를 앞세워 8강 진출의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파주=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신태용 20세 이하 월드컵 축구대표팀 감독이 18일 경기 파주시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축구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신 감독은 “공격적인 축구를 앞세워 8강 진출의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파주=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한국 축구가 2002년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뤄냈을 때 신태용 20세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47)은 소속팀 성남 일화의 전지훈련지인 강원도의 한 숙소에서 TV로 그 장면을 지켜봤다. 2001년 K리그 최우수선수(MVP)였던 그였지만 월드컵 최종 명단에 들지 못했다.

신 감독은 “한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숙소와 거리에서 대표팀을 응원하면서 희열과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15년이 흐른 2017년. ‘리틀 태극전사’의 수장이 된 신 감독은 5월 20일부터 한국에서 열리는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또 한 번의 신화 창조에 나선다. 18일 경기 파주시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그는 “1997, 1998년생이 대부분인 20세 이하 선수들은 2002년의 뜨거운 감정을 잘 모른다. 이들을 잘 지도해서 ‘감동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 A조에서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기니와 함께 ‘죽음의 조’에 편성됐다. 신 감독은 “전통의 강호(아르헨티나, 잉글랜드) 및 복병(기니)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조별리그부터 힘든 여정이 될 것 같다. 최소 8강 진출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20세 이하 대표팀에서도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 때와 마찬가지로 ‘공격 축구’를 강조하고 있다. 적극적인 공간 침투와 강한 전방 압박을 중심으로 한 신 감독의 전술에는 선수들의 강한 체력이 꼭 필요하다.

이 때문에 신 감독은 NFC에서 진행 중인 소집훈련에서 1시간 30분 정도를 강도 높은 체력 훈련(웨이트트레이닝 제외)에 투자하고 있다. 그는 “우리 선수 중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뛰는 선수가 2명 정도에 불과하다. 최우선적으로 선수들의 실전 체력을 키워 90분 이상을 뛸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체력 훈련과 함께 프로팀과의 평가전을 통해 ‘약점 찾기’에 나설 예정이다. 대표팀은 26일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최강으로 평가받는 전북과 평가전을 치른다. 신 감독은 “전북이 최상의 전력으로 평가전에 나섰으면 좋겠다”면서 “전력이 비슷한 팀과 경기를 해서 이기면 기분은 좋을 수 있지만 약점을 찾을 수 없다. 전북과의 경기에서 10골을 먹더라도 10골을 먹은 이유를 찾고 보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 감독과 선수들이 훈련을 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 중 하나는 ‘돌려치기’다. 이는 자신에게 온 공을 동료가 있는 쪽으로 패스해 상대 압박을 피한 뒤에 수비가 없는 빈 공간으로 가서 다시 받는 것을 뜻한다. 단순히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패스 플레이로 적진 깊숙이 침투하라는 것이다.

신 감독은 “수비 지역에서 공을 돌려서 점유율을 높여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패스 플레이로 상대 문전까지 빠르게 올라간 뒤에 위협을 줘야 점유율의 의미가 생긴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장차 국가대표팀(A대표팀)의 주축으로 성장해야 할 20세 이하 선수들이 강팀을 상대로도 주눅 들지 않고 당당히 맞붙는 습성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과거 한국 축구는 강팀을 상대로 수비만 하다가 역습으로 한 골 넣고 이기면 좋아했다. 하지만 맞불을 놓지 않고서는 우리의 약점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발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신 감독은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공격 축구로 세계의 강호들을 놀라게 하고 싶다”는 의욕을 강하게 드러냈다.

파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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