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구 던진 류현진, 아프다 홈런 3방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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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전 6이닝 4실점 3패째… 구속 회복 안돼 실투하면 장타
ML 진출 후 1경기 최다 피홈런… 긴 이닝 소화 능력 보인건 성과

홈런 3방에 발목이 잡혔다. 그러나 가능성은 남겨뒀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류현진(30)이 시즌 세 번째 등판에서도 첫 승을 수확하지 못했다. 1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6이닝 동안 홈런 3개를 포함해 안타 7개, 볼넷 1개를 허용하며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다저스는 3-4로 져 3연패에 빠졌다.

류현진은 이날 수술 이후 가장 많은 6이닝, 투구 수 97개를 소화했다. 앞서 두 차례 등판에서는 모두 4와 3분의 2이닝 동안 공 77개를 던졌다. 류현진은 이날 주무기인 체인지업 등을 활용해 삼진도 7개를 잡아냈다. 류현진은 이날 6회 1사 1, 2루 위기에서도 수비의 도움을 받아 더블플레이로 이닝을 마무리하는 등 경기 운영능력을 선보이며 긴 이닝 소화에 대한 걱정을 덜었다.

류현진이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선발 경쟁에서 완전히 탈락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3선발 리치 힐이 손가락 물집으로 부상자 명단(DL)에 들어갔고 2선발 마에다 겐타는 16일 경기에서 4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오는 등 지난해에 비해 컨디션이 떨어졌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공을 97개 던졌다는 건 긍정적이다. 경기 운영능력은 예전부터 입증한 만큼 하루빨리 첫 승을 해서 심리적 안정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류현진이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장타를 허용하는 모습을 줄여야 한다. 타자 친화적인 곳으로 분류되는 쿠어스필드(콜로라도), 리글리필드(시카고 컵스)에서 뛰었던 이전 등판과 달리 류현진은 이날 투수 친화적인 다저스타디움에서 마운드에 올랐지만 홈런을 피하지 못했다. 2013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총 63차례 등판(포스트시즌 포함) 중 류현진이 한 경기에 홈런 3개를 내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선 두 경기를 포함해 19일 현재 류현진의 피홈런은 총 6개로 내셔널리그 투수 중 필라델피아의 애덤 모건과 함께 가장 많다.

이날 류현진의 직구 평균 구속은 89.4마일(시속 143.9km)로 14일 경기 88.6마일(142.6km)보단 높아졌지만 타자를 압도하기엔 부족했다. 구속이 높지 않다보니 가운데로 쏠리는 공이 자주 장타로 연결됐다. 4회초 트레버 스토리의 홈런은 한가운데, 5회초 놀런 에어러나도의 홈런은 몸쪽 가운데 공을 받아쳐 만든 것이었다.

류현진은 “실투가 3개나 됐다. 엄청난 실수였다. 다음부터는 줄이겠다”며 “이기진 못했지만 수술 후 가장 많이 던진 걸로 위안을 삼겠다”고 말했다. 에어러나도에게 홈런 2개를 내준 데 대해서는 “볼넷을 내줄 바에야 홈런을 맞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피할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앞날은 구속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 구속 회복이 쉽지 않다면 우선 실투를 줄이는 과감한 볼 컨트롤이라도 살아나야 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la 다저스#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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