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행복 측정기… 두바이 야심찬 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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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서 가장 행복한 도시’ 목표
지난해 전담부처 ‘행복부’ 신설… 일각 “전체주의적 발상” 비판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가 되겠다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행복 미터기’를 곳곳에 설치해 시민의 행복감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 출처 CNN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가 되겠다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행복 미터기’를 곳곳에 설치해 시민의 행복감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 출처 CNN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부르즈 칼리파), 초호화 경찰차(부가티 베이론), 다양한 인공섬 조성 등으로 세계적으로 화제를 몰고 온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가 또 ‘세계 최고’에 도전한다. 바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 만들기다.

17일 CNN과 현지 주간지 아라비안비즈니스에 따르면 두바이는 2021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고지도자인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UAE 부통령 겸 총리)은 유엔이 정한 ‘세계 행복의 날’인 지난달 20일 13명의 인사로 구성된 ‘행복위원회’ 출범을 발표했다. 지난해 2월 발족한 ‘행복부’의 역할을 강화해 정책 수립 및 결정 과정에서도 행복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다룰 예정이다.

특히 두바이는 지난해부터 주요 지역에 시민의 행복감을 측정할 수 있는 ‘행복 미터기’를 설치하고 있다. 시민이 매일 느끼는 행복감을 측정해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현재 총 1115개가 설치된 행복 미터기 화면에는 ‘웃는 얼굴’ ‘무표정한 얼굴’ ‘슬픈 얼굴’ 등 세 가지 표정의 이모티콘이 있다. 시민은 언제든 하나를 터치해 현재의 자기 기분을 표현할 수 있다.

현재까지 600만 명(복수 참여 가능) 이상이 행복 미터기를 통해 자신의 행복감을 표현했다. 이를 통해 자체적으로 분석한 행복지수는 90%에 이른다. 두바이는 2021년까지 행복지수를 9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두바이 정부는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행정 절차를 간소화했다. 공공요금 및 벌금 납부 등 55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도 개발했다. 또 미국 로체스터공대(RIT) 두바이 캠퍼스에 중동 지역 최초로 ‘조직 내 행복감 높이기’ 교육 과정을 신설했다. 두바이 정부와 공공기관 간부 27명이 등록했다.

그러나 UAE와 두바이의 국민 행복 높이기 전략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국제인권감시기구는 행복부 신설을 ‘전체주의적인 조치’라고 지적했다. 또 UAE와 두바이가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고,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강제로 구금하거나 기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두바이#행복 측정기#행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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