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 수상 3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젠더(성별)를 떠나 우리나라 과학계 업적을 대표할 만한 분들을 수상자로 뽑았습니다.”

 27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2016년 우수과학자 포상 통합 시상식’에 내로라하는 과학자들이 모두 모였다.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 수상자 3인도 함께했다. 심사위원장인 유영숙 전 환경부 장관은 이날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에 대해 이같이 평하며 수상자의 연구 실적을 강조했다.

○ 암 발병의 환경적 요인을 조절할 수 있을까?

김정선 암센터 암관리정책학과 교수
김정선 암센터 암관리정책학과 교수
 “근거 없는 만병통치약, 건강기능식품 등이 범람하고 있어 안타까워요. 과학적 근거를 갖는 건강 정보를 제공하고 싶어요.”

 김정선 국립암센터 암관리정책학과 교수는 ‘영양역학’을 연구해 국민들의 건강을 증진시킨 공로로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 ‘이학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영양역학은 식습관이 질병과 건강 상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통계기법으로 밝혀내는 학문이다.

 김 교수는 올해 5월 한국인의 미각수용체 유전자인 ‘TAS1R’에 변이가 생기면 이에 따라 고유의 식습관을 갖게 되며, 그 결과 위암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밝혀 국제학술지 ‘몰레큘러 뉴트리션 앤드 푸드 리서치’에 실었다. 이 논문 외에도 최근 3년간 국내외 학술지에 총 64편의 논문을 게재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는 “위암, 대장암, 갑상샘암 발병을 환경적 요인으로 조절할 수 있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의 상관관계가 암 치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 아들에게 롤 모델이 된 엄마 과학자

최진희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
최진희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
  ‘공학 부문’ 수상자인 최진희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나노 산업의 기반을 조성하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최 교수는 2016년 1월 캐나다 금융정보 전문기관 톰슨로이터가 인용 횟수를 기준으로 뽑은 상위 1% 과학자에 포함되는 등 환경독성학 전문가로 유명하다.

 그는 특히 실리카, 탄소나노튜브, 그래핀 등 최근 들어 많이 쓰이는 나노물질에 노출된 세포에서 유전체, 단백체, 대사체 등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11월에는 사람의 기관지 상피세포와 간세포에 탄소나노튜브 처리를 한 뒤 DNA 형태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분석해 ‘바이오머티리얼스’에 게재했다. 장기적으로는 독성의 영향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해 위해성을 평가하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최 교수는 이날 시상대에 아들과 함께 올랐다. 아들이 엄마가 과학자로서 활약하는 것을 보고 과학자가 되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그는 “과학자 엄마로서 아들에게 롤 모델이 될 수 있어 기쁘다”며 웃었다.

○ 수학을 재미있게 설명하는 ‘소통의 귀재’


 “어려운 수학을 전시, 강연을 통해 대중에게 알리려 했을 뿐인데 상을 받았어요.”

이향숙 이화여대 수학과 교수
이향숙 이화여대 수학과 교수
 이향숙 이화여대 수학과 교수는 2014년 서울에서 열린 ‘수학자들의 올림픽’ 세계수학자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한국 수학계를 널리 알린 공로로 ‘진흥 부문’ 수상자로 뽑혔다. 이 교수는 조직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집행위원, 대외협력위원장을 겸임하면서 수학 대중화에 앞장섰다. 특히 대외협력위원장으로서 수학자와 일반인 사이의 소통 창구가 됐다.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수학을 풀이하기 위해서 부드럽지만 강한 카리스마를 발휘했다.

 이 교수는 여성 과학자들을 위한 진흥 활동에도 앞장섰다. 그는 “육아 및 보육 지원 정책 확대, 고용촉진제, 리더급 여성 과학기술인 육성 등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로 16회를 맞은 여성과학기술자상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고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와 동아사이언스가 주관한다.
 
신수빈 동아사이언스 기자 sbshin@donga.com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김정선#최진희#이향숙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