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사르코지, 내년 대선 출마선언… 올랑드와 리턴매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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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다 지지율 10%대… 당내경선 변수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61)이 22일 내년 4월 대선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지난달까지 우파 성향의 공화당 대표를 지낸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역사의 고통스러운 시간에 전투를 이끌 힘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좌파 성향의 사회당 소속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62)도 재선에 도전한다. 올랑드는 4년 전 사르코지를 꺾고 대권을 거머쥐어 이번엔 공수를 바꿔 재대결을 펼치게 된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지지율이 10%대여서 예선 통과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2014년 정계 복귀 이후 여론조사에서 당내 경쟁자인 알랭 쥐페 전 보르도 시장을 앞선 적이 한 번도 없다. 사치와 허세를 일삼는 ‘블링블링’ 대통령으로 유명한 그는 재임 기간 갖가지 부패 스캔들을 일으켰고 지금도 2012년 대선 불법 선거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올랑드 대통령도 워낙 인기가 없어 현직 대통령은 당내 예선을 거치지 않고 후보가 되는 관례도 깨졌다. 지난 주말 올랑드 정부에서 경제장관을 지낸 아르노 몽트부르와 교육장관을 지낸 브누아 아몽도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몽트부르 전 장관은 최근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하는 노동법 의회 통과와 관련해 “올랑드 대통령이 좌파의 가치를 잃어버렸다”고 공격했다. 우클릭에 앞장선 에마뉘엘 마크롱 경제장관까지 출마할 경우 올랑드 대통령은 좌우 목소리를 대변하는 두 경제장관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결선투표제를 잘 활용하면 기회는 있다는 게 언론의 분석이다. 재임 시절인 2010년 공공장소에서 부르카를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킨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이번에도 정체성 확립을 구호로 내세웠다. 최근 잇달아 터진 테러도 극우 성향의 그에겐 호재다.

올랑드 대통령은 녹색당 등 좌파 성향 표를 꽉 잡고 있다. 최대 변수는 극우 성향의 국민전선(FN) 마린 르펜 대표(48)의 파괴력이다. 현재 20% 중반대의 지지율로 사르코지나 올랑드를 앞서지만 그에 대한 반감도 심하다. 결선투표에 오를 경우 올랑드 대통령은 반(反)르펜 정서를 자극해 중도 표를 얻으면 승리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사르코지#올랑드#대선#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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