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경제민주화는 ‘부자의 탐욕’ 제어장치 만드는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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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초청 강연서 강조
“재벌해체라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 지도자 의지 없으면 이뤄질수 없어”

“경제민주화를 반대하는 쪽에선 특정한 제도가 들어와서 불편할지도 모르니까 재벌개혁, 재벌해체라고 하는데 그것은 천만의 말씀이다.”

27일로 임기를 마치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2일 기업인을 대상으로 ‘왜 경제민주화인가’를 직접 설득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민주화가 경제활성화다’ 강연에서 “공정한 질서를 확립하고 어떤 세력도 지나치게 자기주장대로 경제나 국가를 끌어가려는 것을 막자는 게 경제민주화”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부를 많이 가진 분들은 예외적인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탐욕이라는 것을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하며 이를 제어할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제도적 장치를 아무리 완벽하게 만들어 놓아도 경제민주화를 실천할 지도자의 의지가 없으면 이뤄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차기 지도자의 조건이 경제민주화 실천 의지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셈이다.

최충경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은 강연 후 질의응답에서 “민주화라는 용어 자체에 경제인들이 거부 반응을 갖고 있지 않나 싶다”며 그 대신 ‘경제합리화’ ‘효율’ ‘선진화’ 등을 쓰자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민주화라는 단어 자체에 너무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날 강연에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등 기업인 300여 명이 참석해 재계의 관심을 보여줬다.

김 대표는 대표 퇴임 후 방문할 예정이었던 독일행도 취소하고 대학 강연 등 경제민주화를 앞세운 광폭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 대표는 더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과 13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단독 회동을 갖는 등 문재인 전 대표를 제외한 다른 대선 주자들과도 활발히 접촉하고 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김종인#경제민주화#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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